제목을 보곤 짐작이 되지 않아 몹시 궁금했다. 그림책치곤 표지부터 너무 중후한(?) 느낌을 주어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서평이 좋고, 토미 드 파올라의 작품이라 믿음이 생겼다. 새로 온 책들 중에 맨 나중에 보게 됐는데 읽어 주며 점점 가슴 밑에서부터 애잔한 슬픔이 밀려오더니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하고 눈물까지 맺혔다. 코코아 빛 닮은 갈색과 하늘빛 계열의 푸른색만으로 된 그림이 차분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길지만 지루하지 않도록 잘 받쳐 주고 있다. 손자 사랑이 끔직한 보브 할아버지는 지신의 이름을 따서 보비라고 이름짓고 보비도 처음으로 한 말이 보브였단다. '오른발, 왼발.'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 할아버지가 보비 손을 잡고 걸음마를 가르쳐주는 말이었다는 걸.. 자상한 할아버지 보브는 보비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놀아 주시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나무 블록 쌓기 놀이는 그림만 봐도 정겹다. 그러던 할아버지가 뇌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을 땐 내가 더 걱정이 되었다. 혹 결말이 슬프게 끝난다면.. 하며. 하지만 끝이 회복이 되어 가는 할아버지를 보비가 도와드리면서 '오른발, 왼발. 따라해 보세요.'하며 부축하고 있는 정겨운 모습으로 이야기가 이어져 마음이 놓이고 훈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