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넘기면 엄마와 아이가 연을 만드는 장면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림은 여자아이와 연만 색상이 뚜렷하고 나머지 좀 흐리게 표현해서 아이와 연이 더욱 가까이 다가옵니다. 아이의 일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평범하기까지 한 이야기가 옅은 수채화 그림과 어울려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바람부는 날 연을 날리는 줄 알았더니 바람에 날리는 모래놀이를 하는군요. 놀이터에 갈 때는 아예 모래놀이 장난감 통을 들고 가야 하는 아이라 책을 보면서 반가운가 봅니다. 옆에 두었던 연이 바람에 날아가자 그것을 잡으러 뛰어 가보지만 쉽지 않답니다. 아이의 안타까운 마음이 표정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다시 날아가는 연을 따라가며 늦가을 거리의 풍경이 보입니다. 물에 젖은 연을 들고 울상으로 엄마에게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할 줄 알았더니 바람에 말리는군요. 책을 보다가 아이는 날씨가 조금 쌀살해 보이는지 '차가운 바람이 빨래를 말려 줘?' '따뜻한 바람은?'하며 자꾸 물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