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다소 많아 처음엔 약간씩 줄여서 읽어 주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은 항상 쉽게 그린 듯 세밀하지도 않은데 아이가 상황을 다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요즘 도르래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도르래를 카고 올라가서 이를 뽑는 치과의사라니 그 부분을 뚫어져라 살펴본다. 치과에 갔던 경험은 없지만 가끔 이를 안 닦는다고 도망다닐 때 겁주는 얘기로 듣던 것과 사촌누나가 이를 교정하는 걸 이를 잘 안 닦아서 그렇게 됐다고 했더니 막연하게 겁먹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드소토 치과는 뭔가 다른 자기가 한 번쯤은 다 만져보고 싶은 것들로 되어있어 마음에 드나 보다. 작가는 참 잘도 아이들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아이가 물어 볼만한 것부터 가우뚱하니 의문을 가질 것까지 미리 알고 책을 쓴 것 같다. 읽어 주면서도 어쩜 여기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 하게 되니 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압권은 마지막 치료를 다 끝내고 목적달성도 하지 못한 채 맥없이 돌아가는 여우의 '대다니 고마스니다.'이 한마디다. 아이랑 저는 누가 질새라 '대다니 고마스니다.'를 상대의 입을 막으며 먼저 하려고 난리가 난다... 또 다른 말도 이를 앙다물고 계속 주고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