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도 추억이 있고 또 어릴 때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합니다. 가끔은 물어도 보고 앨범을 보면서도 설명해주기를 바라기도 하구요. 두돌 지난 무렵 이 책을 무심코 읽어줬는데 남자아인 데도 의외로 잘 보았던 책입니다. 조각이불을 본 적도 없지만 아이는 그림으로 보는 조각이불을 실제로 눈앞에 있는 듯 하나하나 만지고 확인하며 책 속의 곱슬머리 여자아이가 되는군요.창밖은 점점 어두워지고 액자 속의 코끼리도 희미하게 보이고 셀리도 떨어뜨린 채 잠이 듭니다. 어느 새 까만 밤하늘의 초롱초롱 별들은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둥그런 보름달이 둥실둥실 떠올랐습니다. 조각이불도 작은 마을이 되어 아이를 부릅니다. 조각이불의 그림들이 차츰 살아나는 것이 환상적입니다. 아이들이 자다가 가끔 잠꼬대도 하고 웃기도 하고 훌쩍훌쩍 울기도 하던데 아마도 낮에 있었던 상황이 꿈속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어릴 때 꿈속에서 안타깝게 어딘가를 헤메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어 놀라서 깨어나기도 했던 경험들이 책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여자아이는 안타깝게 찾아헤메던 셀리를 발견하곤 잠이 깹니다. 먼 여정을 끝낸 아이와 셀리는 침대 밑으로 조각이불과 함께 떨어져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