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진을 보고 있듯이 정교한 그림이 독특합니다. 한번 본 후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이이에게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이집트의 나일강이니 스핑크스가 나오는 것으로도 이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리라 보여줬습니다. 또 아이는 기차를 좋아해서 기차가 나오니 더 잘 보았지요. 내용은 읽어주기가 약간 주저되기도 했지만 아이는 아직 어릴 때라 악어가 여자를 삼키는 장면을 너무 의외라 그런지 실감나진 않는 눈치더군요. 또 하나 이 책의 특징은 화자가 악어라는데 있습니다. 악어의 눈으로 본 세상에 대해 과장되지 않으면서 그러나 신랄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나중에 박장대소할 일이 있었는데 아이 혼자서 책을 보며 '돌.아.가.는.기.차' '안.돌.아.가.는.기.차'하며 이 책을 펴놓고 보더군요. 무슨 소린가 물어보니 악어가 다시 자기가 살던 나일강가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다는 장면과 파리로 갈 때의 장면을 펼쳐놓고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라 그 말을 하고 있더군요. 그 이후 이 책을 읽어 달라고 가지고 올 때는 제목이 바뀌였답니다. '돌아가는 기차'로... 요즘 다시 읽어주면 그런 소린 안합니다. 아이들이 자람에 따라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보며 그 반응이 달라지는 게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