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도깨비에 관심을 가질 때라 어떤 도깨비얘긴지 궁금하더군요. 그런데 도깨비보다 엄마모습에서 더 생각이 많아졌답니다. 표지그림에 팔 걷어붙이고 수돗가에서 땀을 흘리며 빨래를 하고 있는 모습에서 친정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물론이고 나중에 세탁기가 있는데도 그렇게 손빨래 하기를 좋아하셨더랬습니다.그땐 그런 줄 알았습니다. 표지를 넘기면 첫 페이지에 '빨래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엄마가 있었습니다'라고 씌어있는것처럼 생각했었나봅니다. 그 많은 일을 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당연히 그래야 하나보다라고 여겼으니까요. 지금은 편찮으셔서 누워 계시는 엄마모습이 이 책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버랩 됩니다. 아린 마음으로 읽어주다보면 아이는 어느새 키득거리고 있고, 지치지 않는 씩씩한 엄마와 거미줄처럼 얽힌 빨래줄 또 빨래줄을 가득 채운 상상을 초월하는 빨래들로부터 압도당하게 됩니다.어떤 게 널려있는지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도깨비방망이도 가지고 있지 않은 도깨비가 온갖것 다 널려있는 빨래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도깨비방망이를 찾으러 왔다가 빨래줄에 걸렸습니다. 엄마는 그 더러운 도깨비를 주저 없이 빨래통으로 집어넣고 너무나도 깨끗이 빨아버립니다. 눈, 코, 입이 없어질 정도로... 무섭거나 괴팍한 도깨비가 아니라 주변의 친구같은 도깨비라서 친근하게 느껴지나 봅니다.씩씩하고 힘찬 엄마를 보며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힘이 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