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늘어나는 임금님 내 친구는 그림책
요코타 미노루 글.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보통 엉뚱한 임금님 이야기라면 신하들을 괴롭히는 게 정석(?)인데 여기서는 아무도 괴롭히지 않고 혼자서 늘어나는 코로 재미있게 놀이를 합니다. 내용도 재미있지만 유난히 꽃과 나비가 많이 나와서인지 그림이 화사하고 따뜻합니다.

도대체 코가 어떻게 늘어날까 궁금했는데 '이건 지그재그고, 이건 꾸불꾸불 곡선이네~. 이건 또 뭐지~?' 옆에서 아이가 하는 말입니다. 그렇게 코가 늘어납니다. 한가닥 줄처럼 길게 길게...

임금님은 어릴때부터 코를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있었는데 아무리 못하게 해도 끝내 버릇을 고치지 못했답니다. 코가 점점 부드러워져 늘어나는 코로 둥글게 말아 공놀이도 했을 정도라니까요...

창밖을 내다보다 바깥세상으로 나가보고 싶은 임금님은 몰래 성을 빠져나갑니다.. 코를 밧줄처럼 이용합니다. 쿵! 땅으로 엉덩방아를 찧은 임금님은 그만 코가 엉커버렸습니다. 게다가 뜨거워져서 빨리 식히지 않으면 안되었답니다. 겨우 코끝을 찾아 소방차의 호스처럼 둘둘 말아 어깨에 짊어지고 강물을 찾아 뛰어갑니다. 여기선 웃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피곤하여 길바닥에서 잠이 들었는데 그 곳이 꽃밭입니다. 나비들은 날아와 임금님 코 위에 앉아있고 하늘에는 해님이 떠있는데 해님의 코도 늘어났는지 꼬불꼬불 말려 있습니다. 화사한 꽃밭에서 색색의 나비와 하나가 되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마냥 뛰어 놉니다.

붉은 저녁놀을 바라보며 서있는 임금님 주변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 폭의 그림이란 말이 이럴 때 어울리는 말 같습니다. 어느새 하늘에는 별, 달님이 웃고 있습니다. 잊고 있던 궁궐이 생각난 임금님은 궁궐을 향해 뛰어 갑니다. 이번에도 성벽을 내려 올 때처럼 코를 밧줄처럼 이용해서 올라갑니다. 너무 피곤한 임금님은 침대에서 잠이 들고 다시 날이 밝아오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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