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마음을찾습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민선 작가가 그려낸 선연한 청춘의 순간들
정민선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희열의 스케치북> 작가가 그려낸 감성에세이. 그 동안 젊은 작가들이 써내려간 에세이를 종종 만났지만 마음에 확~ 와닿는 이야기들이 별로 없었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까? 아니면 아줌마가 되어서일까? 아무래도 후자인 이유가 많을 것 같다. 아줌마에겐 사색하거나 감정적인 시간들이 어쩌면 사치일테니.. 하지만 나도 아줌마 이기 이전에 여자라는 것. 어쩌면 놓지 못할 부분이기 때문에 제대로 나를 돌보지 못 하는 유부녀의 생활에 가끔은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힘겨운 100일을 보내고 있는 나는 여러가지에 목말라있었다. 육체적,정신적인 자유와 나만의 시간들... 이리저리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니 마음도 몸도 녹초가 되어있는 상황에서 '집나간 마음을 찾습니다'를 손에 쥐었다. 무언가 대단한 자리라고 생각되는 방송작가. 잘 나가는 프로그램의 방송작가인 그녀이기에 기대도 되었지만 여자라면 한번쯤은 시선을 줄만한 세련된 표지 또한 마음을 끌었다.

 

 이제 서른줄에 들어선 작가의 글에는 고독과 외로움이 엿보인다. 어쩌면 외로움을 친구삼아 지내는 느낌까지 드니까. 젊은 작가들의 에세이가 그간 마음에 와 닿지 않았던 이유는 사랑타령이 대부분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정민선 작가는 자신이 살아오는 일상에서 느끼는 생각들을 짧은 글에 담아낸다. 그런게 그 글귀 하나하나가 마치 완벽한 시를 읽는 것 마냥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긴다. 과거 내가 지내왔던 날들과 겹치는 생각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그녀도 그렇게 담아내고 있었다. 방송작가라는 신분이 미지의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생각되었는데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 것이다. 더불어 음악방송의 작가답게 그녀는 글에 노랫말을 많이 담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노래들도 있었지만 그녀의 글과 노랫말의 어울림이 그렇게 찰떡궁합이 아닐 수 없었다. 파스텔톤 사진들과 함께 담아진 그녀의 글과 노랫말은 읽는 내내 내가 마치 소녀로 돌아간 것만 같은 설레임을 안겨주기까지 했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방송가의 이야기도 조금은 비치고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또는 겪게 될 일과 사랑에 대한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담고 있다. 20-30대의 고민들과 방황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겁거나 우울하지만은 않다. 나의 20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녀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고민들에서 지금의 나는 헤어나왔을까?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한 제약이 있는 지금의 나로써는 그녀의 글과 사진을 보는 동안 어디 먼곳에 봄 소풍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도 하고 벌써 봄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동안 방황하고 있는 청춘들이 자신의 마음을 한번쯤 더 헤아려보길 바란다. 오랜만에 설레이는 책을 만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