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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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에 달하는 장 수 덕에 독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아니, 그보다 다른 책을 보는 것보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면서 읽고 있기에 속도가 더딘 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읽어가고 있다.

노무현 정권 말 벌어졌던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고발을 책으로 엮은 것을 뒤늦게 읽고 있는 심정은.. 여전하지. 라는 맘 하나 뿐이다.

삼성을 욕하는 것은 매국노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고백은 예정된 자살 행위였다.

사실 그 때 그 사건 이후로

난 '삼성'불매를 하고 있다.

남들이 다쓰는 갤럭시도 마다하며 내 두개의 핸드폰은 늘 모토롤라 아니면 엘지였다.

어떻하겠느냐.

이 시대 소심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이 고작 그거인 걸.

세상이 '자본'으로부터 더 자유로워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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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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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이란 
일종의 하모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독자에게 해석을 넘어
자기만의 세상을 가지게 한다면


그건 궁극의 '독서'가 될 것이다.

랜 케이블은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지만 인터넷은 되지 않는,
세상과 단절된 컴퓨터가 이 책을 읽고난 후의 나의 심정이다.

결국 이런 소설이 나에게 어려운 것이다.
나의 지적인 한계를 깨우쳐 주며 성장을 멈추게 한 '성장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것이 때론 철학서 이상의 생각을 얻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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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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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라는 백그라운드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학상은 내가 가장 신뢰하는 문학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뢰'란 평단과 독자들의 지지와 상관없이 나의 구미에 잘 맞는다는, 세련된 표현이다.
 
<7년의 밤>은 그 문학상으로 등단한 정유정의 본격 스릴러 물이다. 사실 등단작, 내 심장을 쏴라,는 내 취향은 아니었다. 뭔가를 말하려는지는 알겠지만, 난 그 소설을 대중소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건 어법 대로, 정말 어려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읽으면서도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는, 우리 김훈 아저씨 버금갔다는 것은 기억한다.

... 그녀의 장점을 모아 완성된 7년의 밤은, 한정된 장소와 한정된 인물로, 그들의 내면을 엿보며, 심지어 악당에게도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그 마력이 주는 섬뜻함이 두려워 몇번을 나누다가 짧은 주말을 이용해서 얼른 봐 버렸다. 도시가 아닌 시골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결국 선도 악도 인간이다라는 주제는 윤태호의 '이끼'와 우라사와 나오끼의' 몬스터'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러나 단지 주인공의 마음만 엿보였던 그들과 달리, 등장인물 모두를 아우르는 정유정의 상상력은 어쩌면 좀더 한 수 위일지 모른다.
 
드라마와 영화에 조금 지친 그대가 눈요기를 찾는다면 7년의 밤은 대안을 뛰어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마치 뛰어난 수작을 발굴한 것처럼 얘기했지만, 이미 소설쪽 랭킹에선 상위권이다. 각각의 취향은 다르겠지만, 이는 어느정도 '대중성'으로 검증받았다는 뜻이니, 약간의 기대는 흥분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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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3 - 미천왕, 낙랑 축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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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김진명의 책에 대하여 호불호를 논하자고 한다면, 어떤 이에게는 타당함으로 받아들여질테고, 또 어떤이 에게는 그러한 논의조차 불쾌하게 느껴질 법 하기도 하다.
매년 잊지 않고 꼬박꼬박 2개 이상의 작품을 하고 있는 그를 보면 그는 어떤 의미로든 ‘열정’ 가득한 이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그의 작품의 주요한 소재는 한결같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기에 그는 심지어 ‘한결 같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를 ‘작가’라는 반열로서 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 그 ‘다작’이 또 하나의 이유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가벼운 문체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작품의 행렬은 그 많은 작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차이를 나누기에 혼란스러우며, 머리속에 남게 되는 것은 오직 하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만이다.

그럼에도 매번 잊지 않고 그의 책을 접하는 이유는 대중소설로서의 장점인 ‘재미’가 결부되기 때문이다. 이는 비록 출판사의 지명도는 갈수록 떨어지지만 끊이지 않고 출판사가 놓아 버리지 않는 콘텐츠적인 이유가 된다. 하지만 나와 같이, 그의 소설은 구매가 아닌, 대여의 형태로 소비될 개연성이 크다. 나 역시 무궁화 이후로 단 한번도 그의 책을 탐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구려는 그런 나의 그에 대한 편견과 판단의 바탕 위에서 마주쳤다.
그의 책은 여전히 가볍다. 같은 역사 소설이라도 난 최인호의 ‘잃어버린 왕국’과 같은 짜릿함을 그의 소설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 잃어버린 왕국을 보며 부여와 백제는 더 이상 역사 속에서 사라진 패국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구려는 미천왕이라는 왕을 부각시켜 영웅으로 심어줬을 뿐, 깊이의 발견에서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고구려를 마냥 의미없는 소설로 평가절하고 싶지는 아니다.
최근에 국사에 대한 나의 지나친 관심의 시발점에 분명 이 소설이 있다. 주말 동안 내리 세권을 읽어가며 이 땅에서 벌어진 영웅호걸에 대한 이야기는 그 근거를 떠나서 ‘상상력’에 불을 집혔다.낙랑, 말갈족, 미천왕, 한나라 등. 역사 속에서 액션물의 주인공이 뛰어 나왔다.

짐작컨데 아마도 이 소설은 지속적으로 시리즈로 나올 것이다.
영웅들의 최후를 알고 있고, 우리의 고구려가 어떻게 멸망하였는지 알고 있지만, 한민족 사상 가장 방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던 그 때의 이야기는 유희의 수단으로도 그만일 것이다.
더불어서 이 기회에 역사의 길로 이끌어진다면 작가는… 만족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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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 백과사전을 통째로 집어삼킨 남자의 가공할만한 지식탐험
A.J.제이콥스 지음, 표정훈,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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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이란 책을 읽고 나서의 감상문을 적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설명에 나는 그렇다면 백과사전이나 전화번호부 같은 책도 그 대상이 되냐는 질문으로 맞받아친적이 있다.
난 정말 그때 초등학생이었기에 그저 선생님의 째려봄으로 가벼운 해프닝은 정리가 되었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천에 옮긴 초딩적인 마인드의 사나이가 있다.

AJ 제입콥스라는 이 괴짜 사나이가 하고 많은 책 중에 백과사전을 그의 목표로 삼았던 이유는 오직 더 똑똑해지기 위함이었다. 왜 그런 행동을 하냐는 그의 주위의 많은 이들의 얄궂은 질문에 그는 장황하게 설명을 하곤 했지만 역시나 결론은 그의 지적능력을 배가시키기 위함이었음이 결론이었다.

한국어 판 제목인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으로 인해 마치 이 책이 백과사전을 압축이라도 해 놓은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자들이 있을 것 같아 미리 알려준다. 나 조차도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발견하였을 땐 그저 백과사전 요약본 정도라고 여겼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은 이건 브리태니커를 한자 한자 읽으면서 나오는 각각의 감상을 정리해 놓은 감상문의 모음집으로 보는 편이 맞다.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쓴 그의 일기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그로인해 나는 백과사전을 보고 쓴 감상문을 가지고 다시 감상문을 쓰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린 셈이다.
비록 브리태니커 사전 자체에 대한 설명은 아니라 하지만, 단어 하나하나 에 얽힌 작가의 생각을 엿보는 재미 못지않게 기대하던 새로운 지식에 대한 탐구를 엿보는 재미가 없지는 않다. 브래태니커의 맨 처음 시작이 우리나라와 관련된 단어인 것을 나도 덕분에 알수 있었으니 말이다. (정답은 각자가 찾아보도록..)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경만큼 두꺼운 양장본이라 처음 대하였을 땐 ‘이걸 언제 다 읽나’지래겁을 먹었지만, 지은이의 재치있는 말솜씨에 어느 덧 두 번째 완독에 돌입했다.
UN의 정의에 의하면 책이란 49p이상 인쇄된 것이라고 하니 663p인 이 책을 다 읽는다는 건 대략 13권의 책을 완독했다는 의미일수도 있다.(이또한 이 책에서 배운 지식이다.) 물론 정의내리기 따라선 브리태니커 사전을 통째로 읽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건 본인이 판단할 몫이다.
‘스폰지’에서 나왔던 뜻밖의 사실들은 실은 백과사전에 이미 나와있었다는 사실도 책을 보는 도중에 알았었다. 그것도 모른채 나는 마치 텔레비전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 마냥 좋아했으니. 알고보니 그저 백과사전만 잘 섭렵해도 TV의 프로그램을 하나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구글과 네이버라는 강력한 브래태니커의 경쟁자가 있는 까닭에 사람들은 더 이상 서가 장식용으로도 백과사전을 구입하진 않지만 실은 검증되지 않은 ‘사실’들이 ‘진실’인냥 떠돌아 다니고 있는 곳이 인터넷임을 알고 있다면 우린 당장이라도 백과사전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비록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홍수보다 더 빠른 속도로 쏟아지는 지식 사회에서 백과사전이라는 도구가 가진 힘은 느리고 포괄하기에는 적당해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난 미래의 내 자식에게도 이 책을 권할 생각이다. 적어도 이 책에는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소모되는 쓰잘데 없는 연애기사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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