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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3 - 미천왕, 낙랑 축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고구려
김진명의 책에 대하여 호불호를 논하자고 한다면, 어떤 이에게는 타당함으로 받아들여질테고, 또 어떤이 에게는 그러한 논의조차 불쾌하게 느껴질 법 하기도 하다.
매년 잊지 않고 꼬박꼬박 2개 이상의 작품을 하고 있는 그를 보면 그는 어떤 의미로든 ‘열정’ 가득한 이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그의 작품의 주요한 소재는 한결같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기에 그는 심지어 ‘한결 같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를 ‘작가’라는 반열로서 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 그 ‘다작’이 또 하나의 이유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가벼운 문체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작품의 행렬은 그 많은 작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차이를 나누기에 혼란스러우며, 머리속에 남게 되는 것은 오직 하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만이다.
그럼에도 매번 잊지 않고 그의 책을 접하는 이유는 대중소설로서의 장점인 ‘재미’가 결부되기 때문이다. 이는 비록 출판사의 지명도는 갈수록 떨어지지만 끊이지 않고 출판사가 놓아 버리지 않는 콘텐츠적인 이유가 된다. 하지만 나와 같이, 그의 소설은 구매가 아닌, 대여의 형태로 소비될 개연성이 크다. 나 역시 무궁화 이후로 단 한번도 그의 책을 탐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구려는 그런 나의 그에 대한 편견과 판단의 바탕 위에서 마주쳤다.
그의 책은 여전히 가볍다. 같은 역사 소설이라도 난 최인호의 ‘잃어버린 왕국’과 같은 짜릿함을 그의 소설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 잃어버린 왕국을 보며 부여와 백제는 더 이상 역사 속에서 사라진 패국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구려는 미천왕이라는 왕을 부각시켜 영웅으로 심어줬을 뿐, 깊이의 발견에서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고구려를 마냥 의미없는 소설로 평가절하고 싶지는 아니다.
최근에 국사에 대한 나의 지나친 관심의 시발점에 분명 이 소설이 있다. 주말 동안 내리 세권을 읽어가며 이 땅에서 벌어진 영웅호걸에 대한 이야기는 그 근거를 떠나서 ‘상상력’에 불을 집혔다.낙랑, 말갈족, 미천왕, 한나라 등. 역사 속에서 액션물의 주인공이 뛰어 나왔다.
짐작컨데 아마도 이 소설은 지속적으로 시리즈로 나올 것이다.
영웅들의 최후를 알고 있고, 우리의 고구려가 어떻게 멸망하였는지 알고 있지만, 한민족 사상 가장 방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던 그 때의 이야기는 유희의 수단으로도 그만일 것이다.
더불어서 이 기회에 역사의 길로 이끌어진다면 작가는… 만족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