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원문은 고어와 시적 표현이 많아 읽기가 어렵다. 마치 단테의 신곡을
처음 접하면 '이게 뭔가'하는 것과 같이. 혹 읽기가 어려우면 일단 먼저
해제와 김시습 먼저 읽기를 읽어 볼것을 권하고 싶다. 다행히 이번 완역본은
현대적 표현과 풍성한 각주가 있어 읽기가 수월하다. 남녀상열지사가 주가
되는 처녀 귀신과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는 당시
시대 상황인 홍건적의 난이나 왜구의 침입등을 묘사하여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고 전개도 탁월하다. 왜 김시습이 천재인지를 알 수 있다. 책의 말미에
있는 김시습에 대한 소개글에 나오는 내용이다. '세상의 유혹에 맞서 때로는
미친 척 하면서 까지 진정한 자유를 추구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천재'요, 스스로 일컬은 것처럼 '꿈꾸다가 죽은
늙은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