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Town
박금숙 지음 / 다름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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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홈스쿨 영어를 시작한 지 딱 1년하고도 3개월이 훌쩍 지났다.

초 2 가을부터 시작했으니,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게 영어를 시작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셈이다.

게다가 홈스쿨 수업이라는 것이 딱히 선생님이 봐 주신다고 해도 일주일에 고작 30분 정도가 다인지라,

늦게 시작한 만큼 빠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엄마의 예상은 처음부터 완전히 빗나갔다.

영어학원을 다니는 딸의 친구들이 일주일에 영어 단어 40개를 외우고,

딸아이보다 어린 1~2학년 아이들이 영어 단어의 알파벳을 좔좔 외우는 걸 볼 때면,

아직도 육하 원칙 6개인 who, when, where, what, why, how를 헷갈려 하며 헤매고 있는 딸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그야말로 맘 한 구석이 바빠지기도 한다.

애초에 시작을 '읽고 쓰는 학습보다 상황에 맞는 재미난 표현을 즐겁게 익힐 수 있으면.......'에 두고 시작한 수업이었지만, 결과가 눈에 띄지 않고 학원에 비해 저렴하다고 판단해서 선택한 홈스쿨 교육비 역시 만만찮은 지출임을 깨닫는 순간 딸의 영어에 대한 불만이 쌓여만 갔다.

그럴 즈음 홈스쿨 지부에서 주최하는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여해 보라는 담당 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얼떨결에 참가하게 된 우리 딸.

자신이 준비한 것을 동작과 표정, 역할에 맞는 목소리 연기까지 아울러 멋지게 발표하는 9명의 아이들과는 달리 그야말로 덜덜 떨며 긴장된 모습 가득 겨우 대사만 소화해 내는 것이 아닌가? ㅠㅠ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의 점수를 채점하는 동안 '영어 골든벨 문제'를 출제하면서 맞추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시겠다는 사회자 선생님.

아우~ 완전 긴장의 연속이었다.

물론 참가자 전원에게 수여하는 참가상을 받았고, 아주 쉽고 천천히 문제를 반복해서 힌트를 주신 선생님 덕분에 한 문제를 겨우 맞추긴 했지만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미니 발표회였다.

 

왜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장황하게 자랑도 아닌 감추고 싶은 딸아이의 영어 실력을 공개하는가 하면,

이 책의 구성이 내가 그렇게도 찾던 영어 프로그램 방식을 상당 부분 갖추었기 때문이다.

 

첫째, 일상 속에서 접하는 생활 이야기를 재미난 일러스트와 곁들여 쉽고 반복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면서, 배경에 따라 새로운 단어들을 접하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둘째, 플래시 CD-Rom으로 신나게 게임처럼 영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좋다.

시중에 나와 있는 꽤 고가의 영어 학습기에서나 다루던 그림 속 그림이나 글자를 누르기만 하면 원어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을 그대로 CD-Rom에 담아와 마우스로 아무 곳이나 클릭만 하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리크기 조절부터 단어 놀이, 노래부르기, 악기놀이, 게임, 다미와 르미의 문답까지 너무나 알찬 내용들로 가득하다.

특히 내가 눈여겨 본 것은 게임인데,

한 장면에 게임이 하나씩 숨겨져 있어서 정답을 맞추면 사물이 움직이며 별이 마구 쏟아지며 축하를 해준다.

 

그냥 그림책을 볼 땐 게임 소개가 없지만,

30쪽의 '우리말과 영어를 비교해요!'에서 Our town의 내용들을 자세히 풀어놓은 것을 엄마가 먼저 보고 각 장면 그림의 밑에 실린 게임의 영어를 아이에게 말하면 재미난 영어 골든벨 문제가 된다.

이미 영어 게임 문제의 맛을 어렴풋하게나마 영어 말하기 대회를 통해 맛본 딸은,

초1 남동생과의 게임 대결에서 필사적으로 맞히려고 애를 쓴다.

예를 들면,

Today is my mom's birthday.

What do I want to buy her? Find it!

하고 물으면 경쟁적으로 그림을 보고는 답을 찾아서 빨리 영어로 말해야 한다.

또,

I work in the bakery.

I make some bread and cakes.

Who am I?

하고 물으면 책 속에 등장한 직업 중 어떤 직업을 말하는지 얼른 대답하면 된다.

 

이 방법에 재미를 붙인 딸과 아들은 아빠와 차를 타고 마트를 갈 때나 가족 나들이를 갈 땐 꼭 영어 문제를 내 보라며 적극적으로 놀이를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 아빠가 상황을 영어로 제시해 주고는 'What is this called?'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신이 나서 답을 찾으려고 자신의 영어 실력을 총동원한다.

정말 영어가 즐거운 놀이로 우리 가족의 생활 속으로 이어지게 된 멋진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셋째, 다미와 르미로 역할을 나누어서 역할극을 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이때 엄마나 아빠가 다미나 르미 중 한 사람의 역할을 맡아 실감나게 연기를 펼치면 재미는 배가 된다.

그리곤 다시 남매가 감정을 최대한 잡아서 각각 다미와 르미를 맡아서 한 번 더 연기!!!! ㅎㅎㅎ

 

넷째, 그리기 워크북과 만들기 교구를 통한 독후 활동으로 입체적인 학습까지 할 수 있다.

저학년 아이들은 워낙 그리기를 좋아하고, 아직도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이도 엄마도 만족할 만한 훌륭한 장난감이 되어준다. ^^

 

다섯째, 참으로 신기하게도 CD-Rom을 CD player나 오디오 시스템에 넣으면 Audio CD로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음악과 동요까지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해 탄생한 통합 프로그램답게 팔방미인 영어 그림책이 아닐 수 없다.^&^

 

단, 캐릭터 다미와 르미의 이름에서 본딴 듯한 '다미르미 통합 프로그램'이란 명칭 자체가 너무나 생소한 신조어라 한참 책소개 글을 읽어보아야 이해가 된다는 점이 아쉽다.

꼭 이런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다미와 르미는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말이다.

 

늦다고만 생각했던 딸의 영어에 희망을 가지게 된다.

게임을 맞힐 때마다 영어에 자신감이 생기고, 영어를 술술 말하게 될 것만 같다는

딸의 오버된 표현이 결코 싫지 않다. 아니, 너무나 반갑고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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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기말고사 기출 예상문제 1-2 - 2007
두산동아 편집부 지음 / 두산동아(참고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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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학교는 1학년 1학기엔 아예 평가 시험이 전혀 없다.

그나마 2학기가 되면서 수학 단원 평가가 가끔 있을 뿐 다른 과목의 시험은 물론 없다.

그러니 당연히 중간고사도 있을 리가 없으며,

기말고사도 이수평가로 대체하는 것 같다.

정말 내가 딱 바라던 시험제도이자, 학교에 대한 개인적 만족도가 가장 큰 부분이다.ㅎㅎㅎ

 

그런데 3학년 딸아이의 기말고사 준비 때문에, 1학년 아들도 얼떨결에 풀리게 된 문제집인 <동아 기말고사 기출 예상문제>는 그야말로 나에겐 충격이었다.

수학은 워낙에 아들이 좋아하는 과목이라 거의 틀리는 문제가 없었고,

국어 역시 서술형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현재 수준으로 볼 때 답하는 방법을 몰라 틀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이해하고 풀어냈다.

하지만 슬기로운 생활과 즐거운 생활을 풀어놓은 것을 보고는 OTL.

좌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소 워낙 수학에 자신감이 팽배한 녀석이고, 평가의 기준이 된 수학 단원평가 결과가 좋아서 다른 것도 당연히 그러하리라 엄마인 나 역시 자신하고 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너무나 기본적인 것도 마구 틀리는가 하면,

슬기로운 생활 '2단원. 화목한 우리 가족'의 문제는 100% 모르는 것이 아닌가? ㅠㅠ

예를 들면, <문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누구를 낳아 주신 분인가요?(19쪽. 8번)

1)이종사촌   2)고모     3)아버지      4)어머니      5)외숙모

그런데 아들은 '3)아버지'를 답이라고 적어 놓았다.

만날 전화 통화로 외할머니 좋다고 갖은 아양을 떨던 녀석인데, 외할머니가 알면 서운해서 뒤로 넘어가실 일이다.ㅠㅠ

또, 슬기로운 생활 13쪽 2번 문제 '선을 똑바로 긋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는 무엇인지 쓰시오.'에는 '자'가 아니라 '연필'이라고 써 놓아서 이 엄마가 뒤로 넘어가게 만드는 초절정 유머를 발휘한다.에그그~~

 

문제를 처음 접하기도 했거니와 아직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이 무엇인지 이해를 못하는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들이다.

설명을 해 주면서 '이럴 땐 이렇게 생각해야 하고, 이건 이래서 이런 거야.'라며 차근차근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꼭 시험이 없더라도, 한 학년이 끝나가는 즈음에 마무리 단계로 아이들이 이제껏 배운 교과 과정을 이렇게 정리된 문제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겨 줄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참으로 많이 들었다.

 

단, 1학년 땐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국어, 수학 평가만 치르는 곳이 많으므로

온전히 시험을 대비할 목적으로 이 문제집을 산다면 '슬기로운 생활'과 '즐거운 생활'은 안 풀고 지나가는 이들이 많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출판사 입장에선 번거롭고 비용이 더 들 수도 있겠지만,

수학, 국어 문제만 문항수를 조금씩 더 늘린 문제집과 지금처럼 전 과목이 수록된 문제집의 두 가지 유형으로 기말고사 기출 예상문제집을 편찬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보고 싶다.

 

내용의 알찬 구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귀여운 일러스트의 겉표지가 아이들이 부담 가지는 기말고사 준비를 위한 문제집이란 인상을 완화시켜주는 것 같아 신선하다.

 

이 문제집을 마지막으로 1학년 시험이 끝난 아들은 엄마와 가족들에게 웃지 못할 염려를 안겨 주었지만, 그래도  수학시험은 무난히 100점을 맞는 귀염을 토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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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즐거워 동시야 놀자 4
이기철 지음, 남주현 그림 / 비룡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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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아이들은 일상이 너무 바쁘다.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빨간 노을을 등에 지고 해질녘까지 놀아야 직성이 풀리던 나의 어린시절에 비하면

참으로 삭막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단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이 시집 '나무는 즐거워'는 공부와 각종 학원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 아이들의 건조한 일상 속에선

도통 발견해 낼 수 없을 것 같았던 자연의 순수함을 캐내어 정신을 맑게 해 준다.

나무만 즐거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도, 나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어쩜 이렇게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돌아보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미난 상상력을 발휘했는지 시 한 편 한 편이  뜻밖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아그배나무를 비롯해서 제비꽃, 애기똥풀꽃, 개불알꽃 등의 식물과 그 식물에 공존하는 매미, 개미, 까치집 등 동물을 소재로

자연이 아이들의 동무이고 선생님이고 놀이터가 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한다.

 

쉬하고 싶어서

개불알꽃은 불알이 탱탱

어서 쉬하고 싶어도

풀밭이 젖을까 봐

참고 참다가

불알이 탱탱

쉬하면 안 돼

쉬하면 안 돼

잎새들이 말려

아직도 쉬 못하고

불알이 탱탱

 

'개불알꽃'이란 시이다.

이기철 시인의 말대로 따뜻하고 폭신하며 나긋나긋한 느낌을 받으며 앞의 시들을 쭈욱 읽어오다가,

이 시를 읽고는 깔깔깔 소리내어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쩜 이렇게 꽃의 모양과 이름에 맞게 재미난 상상력과 재치를 발휘해서 유쾌한 시를 썼는지

그림에서 울고 있는 개불알꽃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마음은 옆에서 혀를 낼름 내밀고는 시원하게 쉬를 하는 강아지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ㅎㅎㅎ

 

그런가 하면,,,

 

아이가 느티나무에게 물었어

느티나무 아저씨, 아저씨는 왜 그렇게 키만 컸어요?

느티나무가 대답했지

늘 즐거우니까 키가 컸단다

 

아이가 느티나무에게 물었어

열매는 왜 호박만 하지 않고 참깨만 해요?

느티나무가 대답했지

내가 호박만 한 열매를 떨어뜨리면

그 아래 노는 너희들이 다치지 않니

 

아이가 느티나무에게 고맙다고 인사하자

느티나무는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어 줬어

오냐, 마음 놓고 놀다 가거라

 

'느티나무의 마음'이란 시는 참으로 겸손하다.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고 베풀어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 같아 가슴 밑바닥까지 훈훈해진다.

 

예순이 넘는 노시인이

이렇게 어린이의 눈과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일은 참으로 행복하겠단 생각이 듬뿍 드는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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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빡이면 어때 쪽빛그림책 3
쓰치다 노부코 지음, 김정화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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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어릴 때 꼭 한 번쯤은 아이의 머리를 집에서 자기 손으로 깎아줘 보고 싶다.

미용사처럼 세련되게 깎을 순 없지만,

아니,,,삐뚤빼뚤하거나 일자로 자르게 되기가 십중팔구겠지만 내 아이니까 과감하고 용감하게 시도해 본다. ㅎㅎㅎ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웃으며 물어도 즐겁고,

아이가 사람들의 웃는 소리에 삐져서 토라지는 모습도 깎은 머리와 너무나 잘 어울려 그저 이쁘기만 하다.

 

내 어린시절, 마당에 있는 큰 감나무 아래서 무슨 거사를 치르는 전사들 마냥

어깨에 보자기를 두른 채 언니와 번갈아가며 가위를 든 당당한 엄마에게 우리의 머리를 온전히 맡겼었고,,,

엄마가 된 지금, 엄마가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나 역시 가위를 들고 내 딸과 아들의 이마를 빗으로 고르며 데코의 엄마가 된다.

물론 큰 감나무 대신 화장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해야 하니, 잘려 나간 머리카락이 시원한 바람에 날려서 뒹구는 감나무 잎사귀에 살포시 앉는 운치를 아이들이 볼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ㅎㅎ

 

한데 이런 엄마의 마음과는 달리 일곱 살 유치원생인 여자 아이 데코는 눈썹 위로 싹뚝 올라간 앞머리가 영~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그렇게 좋아하는 시장나들이도  시큰둥하고,

사람들이 마빡이처럼 귀엽다며 건네는 인사도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 뾰로통해진다.

게다가 개구쟁이 오빠는 이마를 감추어 주겠다더니, 펜으로 이마에 눈하고 눈썹을 하나씩 더 생기게 그리고는 키득거리기나 하고.에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우는 데코의 상처난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이 책을 읽으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든든한 힘이 바로 '가족'임을 실감하게 된다.

엄마, 아빠, 할아버지, 언니, 오빠.

데코네 집 구성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바쁜 요즘 사회에선 흔치 않은 대가족이요, 화목한 가정이다.

그런데도 엄마의 장난과 사랑어린 행동이 어린 데코에겐 작은 마음의 상처가 된다.

가족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설정하고 그것을 풀어나가도록 작가는 제시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가족 때문에 상처받은 마음을 가족 덕분에 극복하는 해법의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니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먼저 마음을 나누고, 어떤 상처도 아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족임을 천천히 깨닫게 한다.

특히 마빡이 데코 언니의 속깊은 주문은 다른 아이들까지도 마빡이가 되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림 속에 드러난 가족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얼마나 개성있게 잘 그려졌는지,

그림책을 읽는 내내 즐거움을 준다.

 

오랜만에 앞머리 자를 때가 거의 다 된 우리 딸을 슬슬 꼬셔서,

정말 마지막으로 엄마의 가위질 솜씨를 한번 뽐내보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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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르와 아스마르 - Azur & Asmar, 초등용 그림책
미셸 오슬로 지음, 김주열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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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참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에 왜 그렇게 아이들이 열광하는지 의아해 할 때,

아동문학 평론가인 이재복 씨가 판타지에 대해 언급해 놓은 글의 한 문구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던 적이 있다.

'판타지의 시.공간은 현실에서 지친 아이들이 놀이터에 온 것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를 상상하며 즐기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니,

이야기 속의 환상적인 공간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머릿속에 그리며 얼마나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겠는가? ㅎㅎㅎ

 

이야기만으로도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빠져 쉽게 흥분하는 아이들인데,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화려한 색깔과 움직임의 그림으로  

아이들의 몸 전체를 판타지 공간 속에 확~빨아들일 것 같다.

 

이미 영화를 통해 먼저 소개가 된 이 작품에 대해,

원작자이자 감독인 미셸 오슬로는 '다른 편에 서 있는 사람들, 단지 그렇게 교육 받았기에 서로를 싫어하는 사람들, 가시철망 밑에서만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유럽과 이슬람 문화의 화합과 상호 이해하는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싶었다고 작품의 주제를 말한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은 즐겁고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심오함이 담겨 있다.

 

흰옷을 입고 흰 말 위에 올라탄 푸른눈의 아주르와 빨간옷을 입고 검은 말 위에 올라탄 갈색 피부의 아스마르가 서로 다른 방향을 달리고 있는 표지부터가 인상적이다. 어린시절을 같이 보냈지만 서로 다른 피부색과 다른 문화를 가지고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대립되는 갈등을 일으키는 주인공들임을 아주 상징적으로 잘 드러낸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사랑했던 미지의 존재 요정 진을 찾으러 떠나는 모험 여행은

아이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 내고,

우리가 늘 쓰는 언어가 아닌 새로운 말들-아랍어나 프랑스어의 독특한 등장인물들의 이름 등-도 접하게 해 줌으로써

그 자체가 탐험이요 새로움이 아닐 수 없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각자 자신의 마음 속 간절한 바람인 요정 진을 찾기 위해 경쟁하지만,

검은 절벽에서 함께 악당들을 물리치는 과정을 통해 잃어버렸던 서로에 대한 우정과 신뢰를 되찾게 된 것 같다.

그렇지 않고는 그 험한 요정 진의 나라까지 가는 엄청난 용기도 마법의 성공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좀더 극적인 모험과 반전으로 아주르나 아스마르 중 한 명만이 요정 진에게 도착하는 스릴을 줄 수도 있었겠지만,

미셸 오슬로가 말한 다른 피부색과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다양성의 즐거움을 이해한다면

그 정도는 눈감아 주어야 하는 것이 독자의 몫이지 싶다.

 

결국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두 사람이지만  동시에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서로 다른 피부색의 요정과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 주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런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사건을 통해

논리적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에, 점수에, 어른들 잔소리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아이들에게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모험 여행은 어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되어줄 지도 모르겠다.

만약 우리에게 들려주는 작가의 메시지인 화합과 상생에,

귀 기울여 들어줄 정도의 재미를 알았다면,,,,

이미 진정한 판타지의 재미로 책읽는 즐거움을 깨우친 아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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