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르와 아스마르 - Azur & Asmar, 초등용 그림책
미셸 오슬로 지음, 김주열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한참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에 왜 그렇게 아이들이 열광하는지 의아해 할 때,

아동문학 평론가인 이재복 씨가 판타지에 대해 언급해 놓은 글의 한 문구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던 적이 있다.

'판타지의 시.공간은 현실에서 지친 아이들이 놀이터에 온 것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를 상상하며 즐기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니,

이야기 속의 환상적인 공간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머릿속에 그리며 얼마나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겠는가? ㅎㅎㅎ

 

이야기만으로도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빠져 쉽게 흥분하는 아이들인데,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화려한 색깔과 움직임의 그림으로  

아이들의 몸 전체를 판타지 공간 속에 확~빨아들일 것 같다.

 

이미 영화를 통해 먼저 소개가 된 이 작품에 대해,

원작자이자 감독인 미셸 오슬로는 '다른 편에 서 있는 사람들, 단지 그렇게 교육 받았기에 서로를 싫어하는 사람들, 가시철망 밑에서만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유럽과 이슬람 문화의 화합과 상호 이해하는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싶었다고 작품의 주제를 말한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은 즐겁고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심오함이 담겨 있다.

 

흰옷을 입고 흰 말 위에 올라탄 푸른눈의 아주르와 빨간옷을 입고 검은 말 위에 올라탄 갈색 피부의 아스마르가 서로 다른 방향을 달리고 있는 표지부터가 인상적이다. 어린시절을 같이 보냈지만 서로 다른 피부색과 다른 문화를 가지고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대립되는 갈등을 일으키는 주인공들임을 아주 상징적으로 잘 드러낸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사랑했던 미지의 존재 요정 진을 찾으러 떠나는 모험 여행은

아이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 내고,

우리가 늘 쓰는 언어가 아닌 새로운 말들-아랍어나 프랑스어의 독특한 등장인물들의 이름 등-도 접하게 해 줌으로써

그 자체가 탐험이요 새로움이 아닐 수 없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각자 자신의 마음 속 간절한 바람인 요정 진을 찾기 위해 경쟁하지만,

검은 절벽에서 함께 악당들을 물리치는 과정을 통해 잃어버렸던 서로에 대한 우정과 신뢰를 되찾게 된 것 같다.

그렇지 않고는 그 험한 요정 진의 나라까지 가는 엄청난 용기도 마법의 성공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좀더 극적인 모험과 반전으로 아주르나 아스마르 중 한 명만이 요정 진에게 도착하는 스릴을 줄 수도 있었겠지만,

미셸 오슬로가 말한 다른 피부색과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다양성의 즐거움을 이해한다면

그 정도는 눈감아 주어야 하는 것이 독자의 몫이지 싶다.

 

결국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두 사람이지만  동시에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서로 다른 피부색의 요정과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 주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런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사건을 통해

논리적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에, 점수에, 어른들 잔소리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아이들에게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모험 여행은 어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되어줄 지도 모르겠다.

만약 우리에게 들려주는 작가의 메시지인 화합과 상생에,

귀 기울여 들어줄 정도의 재미를 알았다면,,,,

이미 진정한 판타지의 재미로 책읽는 즐거움을 깨우친 아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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