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구한 양의 놀라운 이야기 푸른숲 작은 나무 21
토마 제르보 지음, 폴린 케르루 그림, 곽노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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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책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마치 그림책처럼 겉표지, 면지까지 신경을 썼고 책 사이사이 일러스트도 하나의 작품처럼 멋진 그림이 많다. 책 겉표지에는 양 한마리와 털실, 털실로 뜬 스웨터가 그려져 있고, 책표지를 넘겨 면지를 펴면 양이 가득 그려져 있다. 책 내용을 잘 담은 표지와 면지였다.

이 책의 배경은 프랑스, 양들을 많이 키우는 '양들의 섬'이다. 교육부장관이 학급당 학생수 기준을 20명에서 30명으로 바꿔 30명이 되지 않는 학급은 폐쇄하겠다고 선포하며 이야기가 시작한다. 

학급당 학생수는 적어야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기 좋으며, 시골이나 섬의 작은 학교들도 유지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OECD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여 현재 26명 기준인데, 반대로 늘린다니!

학교를 폐쇄하고 싶지 않은 '양들의 섬' 학교에서는 학생수가 29명밖에 안되자 잔이 키우고 있는 양 '뱅상'을 30번째 학생으로 맞이한다. 이 소식에 화가 난 장관님은 섬을 방문하고 폭풍우로 섬에 머물게 되면서 섬 사람들, 그리고 양 '뱅상'과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 

장관님의 마음이 변하면서 해피엔딩을 맞긴 하지만, 법이 바뀐 건 아니기에 조금 아쉬운 결말이었다. 내년에 또 학생수가 부족해지면 양이 또 입학해야 하는건지 걱정도 되고. 프랑스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현실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점점 통폐합 되고 있는 시골학교가 많아지고 있다. 시골학교의 학생수가 줄고 있다는 어쩔 수 없는 사회 변화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적은 학생을 위해 학교를 유지하는 돈이 아까워서.. 하지만 섬이나 시골에 학교가 있다는 것은 공동체 안에서도 중요한 의미이고, 작은 학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경제논리로 교육을 바라봐서는 안된다. 

학교를 구한 건 '양'이기도 하지만 결국 '양'을 학교로 보내서라도 학교를 지키고 싶어했던 마을 '사람'들이었다. 양들의 섬처럼 작은 학교를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길 바라며, 양들의 섬 학교가 오래 유지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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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와일더 - 늑대와 달리는 소녀, 2019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바람청소년문고 9
캐서린 런델 지음, 백현주 옮김 / 천개의바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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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와일더는 길들여진 늑대들의 야생성을 되살려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울프 와일더 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 웨일 라이더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제목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이야기도 서로 닮았다. 

웨일 라이더는 고래를 타는 자라는 뜻으로 고래를 타고 온 사람의 후손들이라고 믿는 부족의 족장 딸로 태어났지만 여자라서 족장이 될 수 없는 아이 파이가 주인공인 영화다. 용기 있는 이 소녀는 결국 마을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고래를 타게 되며 족장의 후계자가 된다.

이 영화처럼 울프 와일더의 주인공 페오도 여자아이지만 엄마와 함께 울프 와일더로 살아가는 강인한 아이이다. 어느 날, 늑대를 싫어하는 라코프 장군이 나타나 보살피던 늑대들을 죽이려 하고 이에 맞서던 엄마가 잡혀가자, 엄마를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숲에서 혼자 살던 생활이 익숙한 페오지만 페오를 도우려는 일리야와 친구가 되고, 또다른 마을 아이들과도 친구가 되어 함께 라코프 장군에 맞선다. 아이들의 용기는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라코프 장군에 맞서 싸운다.

이 책은 숲에서 홀로 살던 페오가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들을 사귀게 되는 성장기와 함께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이룬 혁명 이야기를 담고 있다. 늑대를 돌보는 엄마와 딸 페오, 춤과 발레를 좋아하는 전직 소년병 일리야 등 성역할에 대해 생각 해 볼 기회도 준다. 눈 덮힌 하얀 러시아를 배경으로 눈부신 털을 휘날리는 늑대를 타고 달리는 여자아이를 상상하는 즐거움도!

며칠전 5주기였던 세월호의 아픔과 우리가 갈 길을 떠올리게 하는 페오의 연설의 일부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어른들은 저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항상 조심하라고 말씀하시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가 살아 갈 세상을 위해 싸울 권리가 있어요. 그 누구도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그게 더 안전하다고 말할 권리는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나가서 싸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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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위협하는 공기 쓰레기, 미세먼지 이야기 - 동화로 보는 ‘미세먼지’를 둘러싼 환경, 건강, 나라, 경제, 과학 이야기 공부가 되고 상식이 되는! 시리즈 10
박선희 지음, 박선하 그림 / 팜파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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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가 일상이 되었다. 외출할 때 마스크는 필수,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이 되었다. 학교에서도 미세먼지가 좋음, 보통, 나쁨, 매우나쁨 표시판을 만들어, 미세먼지가 나쁘거나 매우 나쁜 날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슬픈 일은 공기가 좋음으로 표시되는 날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야외활동과 관련이 크기에 아이들도 미세먼지에 관심이 아주 많다. 왜 우리는 운동장에서 못 뛰어 노는 것인지, 주말에 여행을 못 가는지, 미세먼지가 뭐길래 그러는지..

이 책은 미세먼지가 궁금한 어린이를 위한 미세먼지 정보 책이다. 이야기 넷을 소개하며 이야기 끝에 이야기와 관련된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를 어린이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 준다.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으로 줄친 것 처럼 강조되어 있어 자칫 지루해 보이는 설명을 한 눈에 들어오게 해 준다.

책의 마지막 네번째 이야기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두 가지 미래를 다녀오며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위해 바꾸어야 할 일들과 지켜야 할 일들을 소개한다. 미세먼지의 원인이나 관련 사회 문제 등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중요한데, 그 점을 마지막 장에서 잘 짚어준다.

교사나 부모님이 알려주는 정보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어린이, 아이에게 보다 친절한 설명을 해주고 싶은 어른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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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서 - 대한민국 박물관 상상하기
배성호.변상철 지음, 오승민 그림 / 에듀니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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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러 유적지들을 다닐 때마다 꼭 챙겨 들고 다녔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책이 떠오른다. 지금 가지 못하더라도 책으로 미리 가보고 언젠가 꼭 가봐야지 생각하기도 했던 그 책.

이 책 또한 그러한 책이다. 어린이를 위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답사기 책.

서대문 형무소는 한 번 가본적이 있는데, 깊은 울림을 준 장소였다. 일제강점기와 독재시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가들이 수감되었던 곳. 우리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

서대문 형무소에 갔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지식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서대문 형무소를 왜 이 곳에 지었는지, 충무로나 왕산로와 같은 길의 유래 등 교과서 같은 책에서 보기 힘든 세세한 정보들이 많았다. 그리고 서대문 형무소와 관련한 여러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에 대한 소개도 많다. 일제시기에 독립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도 여러 장을 걸쳐 소개한다.

책의 서술이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직접 말하는 방식이며, 사이사이 같이 답사하는 세 아이의 반응도 나와 있어 어린이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배선생님과 평호, 민주, 자유 세 어린이와 함께 하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탐방을 많은 어린 친구들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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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사계절 동시집 15
김륭 외 지음, 신슬기 그림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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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충주에서 열리는 전국동시인대회 기념 동시집이다. 올해가 2회였고, 1회처럼 두 권을 엮었다고 한다. '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과 '이따 만나'라는 두 권의 책이 그 책이다.

여러 동시인들의 시를 한데 엮은 책이라 다양한 시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과 같이 상상력이 재미있는 시들도 있고, '엄마도 모르는 엄마 얼굴'을 바라보는 아이의 행복이 느껴지는 시들도 있다. 그러나 이 시집의 대부분은 슬픔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시가 많다. 세 사람이 살았는 데 두 사람만 남은 이들이 부재하는 한 사람을 떠올리며 국수를 먹는 시, 눈 오는 날 눈 오는 걸 좋아했던 언니를 떠올리는 동생의 이야기를 담은 시, 혼자 우는 아이를 달래주는 눈물에 대한 시, 송전탑 밑에 사는 할배에 대한 시 등이 그러하다.

아이나 어른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시가 가득하다. 추운 겨울, 길에서 기린을 만나는 것처럼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나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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