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풍습 - 제대로 알고 싶은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양지영 옮김, 치바 코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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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일본의 풍습 일본사/일본문화

치바 코지, 알에이치코리아(RHK)


알에이치코리아의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제대로 알고 싶은 <일본의 풍습>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자주 가지만 일본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나라의 풍습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왜 일본에는 신이 많을까? 마네키네코는 왜 오른손을 들고 있지? 왜 단오에 남자아이 행사를 따로 할까 등등~들어봤다해도 자세한 이유까진 찾아보기 전엔 알 수 없다.

그 나라의 풍습을 알면 그 나라 사람과 문화가 보인다는 주제로 펴낸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나눈 일본의 연중행사와,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보낼 때 함께 하는 통과 의례, 그리고 알아두어야 할 일본의 예절에 대해 일러스트와 함께 설명한다.

특히 계절마다 달력으로 한 눈에 보여주는 풍속과 24절기, 일러스트를 더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45개의 다채로운 풍속을 통해 일본을 더욱 속속들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풍습을 알아야 일본, 일본인, 일본 문화가 보인다!

일본인의 일상에 살아 숨 쉬는 풍습과 의미

저자 치바 코지는 고마자와여자대학 인문학부 일본문화학과에서 강사, 준교수, 교수를 역임 후 2019년 12월부터 도호쿠복지대학 학장 및 학교 법인 센단학원 상무 이사에 취임했다. 조동종 호린지의 제24대 주지로 TV,잡지,강연 등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과 삶의 태도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치바현 이치하라시의 관광 대사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먼저 풍속에 대해 설명한 후 계절별로 나눠 풍속을 설명하는데 포인트는 '운기 상승'을 키워드로 잡은 풍속들이다.

풍속은 옛날부터 그 사회에 전해 내려오는 생활 전반에 걸친 습관과 관습으로 전통이나 관례, 통과 의례 등을 들 수 있는데,

원래 신과 부처를 공경하고 감사하며 평안과 무병장수, 행운을 비는 행사에서 유래했으며 사람들은 풍속으로 소통하며 깊은 유대관계를 맺어왔다고 한다.

농작업에 맞춘 24절기, 음양오행설, 십간십이지 등에 대해 설명이 나오는데~우리나라 달력에서도 볼 수 있는 24절기 표시에 대해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농경 민족으로 계절을 파악하는 게 중요했기에 24절기가 만들어졌다는 것. 이건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하지만 자연 속에 신이 있다고 생각한 자연 신앙, 거기에 중국의 불교가 더해진 토속 신+부처. 신사가 많은 나라이기에 오롯이 토속 신인줄로만 알았는데 의외로 유연한 일본은 불교를 받아들여 옛부터 내려오는 풍습 속엔 항상 신과 부처가 있다고 한다.



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행사가 다를까 궁금했는데, 남성 중심 사회가 되어 남자아이 성장 기원이 중요했기 때문이라니~처음엔 남녀차별 아닌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따로 다르게 하는 게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히나마쓰리 여자아이때는 히나 인형을 장식하는데 또 이것의 변천을 알 수 있어서 재미있고, 단오의 셋쿠 남자아이 행사에서 쓰는 입신출세를 기원한 고이노보리는 만화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장식들의 개별 이름과 뜻도 알 수 있으며 이 풍속으로 어떤 운기를 UP하는지 아래 표시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나라 설날과 같은 오쇼가쓰, 설 요리 오세치 요리, 새해 첫 참배 하츠모데 등 새해가 되면 행사가 쭉 이어지는데, 첫 꿈도 이런 의미를 가진다는 게 특이했다. 계절별 액막이 행사나 성장을 축하하는 행사, 연말 대청소 스스하라이, 여름에 보양식으로 장어를 먹는 이유 등 풍습들을 쭈욱 둘러보니 조상에게 감사하고 액을 피하고 행운을 빌며 계절별 변화를 인지하며 삶에도 변화를 주는 것의 의미였다. 결국 다 잘 되고 잘 살자고 하는 것들이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되어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다. 인생의 단락마다 찾아오는 통과 의례와 관혼 상제 등 탄생부터 장례까지 풍속으로 시작해 풍속으로 끝남을 알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인생의 달력으로 정리해 쭉 보여준다. 동일본, 서일본 지역별로 나뉘어 달라지는 음식이나 형식에선 우리나라의 지역별 차이점과 비슷하구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생각보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풍습들이 많아서 놀랐다. 저자가 일본사람이 아니었으면 중국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중국에서 영향받은 것들이 꽤 많구나~

다 읽고 나니 드는 생각은 그럼 우리나라 풍습에 대해 나는 잘 알고 있는가란 질문이었다.

당연히 지금껏 살고 있기에 알기는 알지만 이 책만큼 어떻게 변화되어 왔으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나라 설이나 정월대보름, 추석, 동지 정도만 알지~설이면 떡국, 정월대보름엔 오곡밥, 추석에 송편, 동지에 팥죽 같은 것들도 왜 이런 걸 먹어야 하나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일본의 풍습을 보며 색다르기에 특별하다고 느꼈는데 그만큼 자국의 풍습은 특별하게 느끼지 않았구나란 반성도 하게 된다.

일본의 풍습을 읽으니 좀 더 일본이란 나라에 가까워진 기분이 들면서, 동시에 우리나라 풍습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달라서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일본의 풍습. 일본에 대해 더 이해하고 알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일본사, 일본문화책이다.

가독성도 좋고, 표와 일러스트로 이해하기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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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구할 준비가 되었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3
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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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전 이야기지만 현대에도 찰떡같이 필요한 조언들. 노력과 인내가 기본값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스스로 배우고 시도하며 성공할 수 있음을 일러주는데, 실존 인물들 사례로 더 와닿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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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구할 준비가 되었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3
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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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스스로를 구할 준비가 되었는가

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김요한 옮김, 떠오름


떠오름 출판사의 라이즈 포 라이프 시리즈,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이은 3번째 책은

<스스로를 구할 준비가 되었는가>

자기계발서와 성공학의 기초가 된 새무얼 스마일즈의 자조론(Self-Help)의 필요한 부분을 선별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다.

저자 새무얼 스마일즈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는데~영국의 저술가이자 사회사상가로, 산업혁명 시기 영국 사회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며,

의학을 공부했지만 의사보단 글쓰기와 사회개혁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의 가장 유명한 책이자 고전인 '자조론'은 19세기, 1859년에 출간된 책으로 무려 200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래서 고전이 대세인 것인가 싶기도 하다.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이야기에서 세게 뚜드려맞은 느낌이었다면,

새무얼 스마일즈는 기본을 강조하는 이야기로, 초심으로 겸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내용인 것 같다.



"구원은 스스로에게서 온다. 거울 속에 갇힌 너를 구해낼 사람은 오직 너 자신뿐이다."

책을 펴자마자 보이는 문장에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는다. 올드보이에서 나온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책은 8개의 챕터로 나뉘고, 1.인내와 노력을 습관으로 만들어라, 2.운명을 개척해 신분을 바꾼 사람들, 3.용기와 의지, 그리고 행동, 4.사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지닌 특징, 5.돈의 본질, 6.끊임없이 성장하는 방법에 대하여, 7.본보기가 되는 삶, 8.인생의 가장 큰 힘, 인격으로 구성된다.

인내, 근면, 절약 같은 덕목이 개인의 성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하는 자조론의 이야기는

빠르게 변하던 산업혁명 시대에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삶을 개척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과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챕터 1에서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과는 대개 단순한 방법과 평범한 자질을 통해 이루어진다며 성실한 행동과 꾸준하고 부지런한 노력과 인내를 강조한다.

자기계발서 책들을 보면 성공하는 방법 같은 비슷한 카테고리가 늘 있는데~이건 너무 상식적인, 기본적인 이야기 아닌가 싶어서 놀랐다.

하지만 읽을수록 깨달음이 느껴지는게~흔히 성공은 천재성을 타고났거나 배경이 좋거나 운이 좋거나가 뒷받침되야지 않나 싶었지만,

그것은 그저 남의 성공에 대한 노력을 평가 절하하려는 생각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들이 무수히 이어져 나오고~천재성 뒤에 가려진 무수한 노력과 인내가 성공의 비결임을 알게 된다.

-결국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의 작은 성취들이 쌓여, 언젠가는 큰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다. 지금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이다.



특히 금수저니 은수저니 배경 탓을 하는 젊은이들이라면 뜨끔할 내용들도 나온다. 상인이나 농부의 자식이었던 평범한 사람들이 노력으로 이룬 능력과 업적으로 귀족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례들을 들며 사회적 배경이나 출신이 절대적인 성공의 기준이 아님을 알려준다. 그리고 돈을 올바르게 쓰는 것도 훌륭한 자질 중 일부와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욜로족, 소확행이란 명목으로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란 마인드의 젊은이들이 많은데~현재의 만족을 포기하고 미래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제력이 부족한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다 소비해버리면 결국 무력해지며 절약하는 사람들의 노예가 된다는 말에 또 뜨끔해진다. 근면, 절약, 절제, 정직을 실천해야 더 좋은 위치로 나아갈 수 있기에 빚을 지지 말고 덜 소비하며 수입 내에서 생활할 것을 말한다. SNS로 서로 비교하며 더 좋은 겉모습을 보이려 소비하는 허영심은 버려야 할 것이다.

-인간의 삶은 비교적 사소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작은 행동의 반복이 인간의 성격 뿐만 아니라, 국가의 성격도 결정짓는다. 사람들이나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는 거의 예외 없이 사소한 일들을 소홀히 한 것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챕터3 용기와 의지, 행동과 챕터6 끊임없이 성장하는 방법에 대하여가 가장 와닿았다. 결단력과 의지의 힘!

-용기와 결단력은 인간의 성격을 이루는 중심적인 힘이며, 이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거나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에너지라도 선의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단지 악의 화신일 뿐이라는 나폴레옹의 사례로 가르침도 준다.

여러 사례 중 영국에서 흑인 노예의 자유를 위해 일심양면으로 도운 그랜빌 샤프의 이야기는 감동이었다. 관대함과 자비심이란 덕목 아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자세, 정말 용기와 의지 그리고 참인격과도 관계있다 싶었다.

끊임없는 성장, 자기계발 챕터에선 의외로 육체적 노동의 장점에 대해 나오는데~신체 운동을 소홀히 하면 불만, 무기력, 몽상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에서 뜨끔했다. -모든 노동 중에서 육체 노동이 가장 유용하고 악마를 몰아내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목적을 갖고 집중해 학습하며 스스로 시도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 수 있고, 요즘 다독을 하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 없다는 말에 또 뜨끔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아느냐가 아니라,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지식의 목적은 지혜를 성숙하게 하고 성품을 향상시켜 우리를 더 나은 사람, 더 행복한 사람, 더 유용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역경과 어려움에서 성장한다는 말 역시 필수로 나오고, 타고난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끈기, 투쟁, 노력이 격려받아야 한다는 말에서 자녀교육할 때도 읽기 좋을 책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엔 요즘 화두가 되는 인격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진실성과 성품의 중요성, 예의와 온유함에 대해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 성공을 바라보는 자세, 삶을 대하는 자세가 기본부터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만들고, 특히 자신을 다시 일으켜세우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들로 가득하다.

뼈를 때리지 않지만 이런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것들을 잊고 살았단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전에 읽었던 원인과 결과에 대한 내용과 비슷한 느낌인데~

실제 많은 사람들의 사례들을 들어 설명하니 더 와닿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읽기에도, 어린 학생들이 읽기에도 도움될 자기계발서같은 교양철학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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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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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히키코모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에세이인데~소설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감동까지 받게 된다. 제목처럼 뭐든 해라 그럼 뭐든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내용도 있는데 재미있어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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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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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루마니아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지음, 북하우스


집구석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채로

루마니아어라는 희귀 언어를 마스터하다!

<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주로 집에서 거주하며 나가지 않는 은둔의 삶을 히키코모리라고 하는데~

사회적인 삶을 살지 않는 히키코모리가~자국인 일본도 아닌, 외국의 소설가가 되었다?! 그것도 먼 루마니아의 소설가?!

이게 무슨 소설같은 이야기야 싶어서 읽게 된 에세이책이다.

일명 소설보다 소설 같은 실화 에세이!


저자 사이토 뎃초는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난 1992년생으로, 4년간의 고독한 대학 생활과 취업 실패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정확히 히키코모리 생활이라면 코로나 이후라지만 그 전에도 일주일에 하루 알바정도였으니 원래가 내향형 인간이 아닐까 추정된다.

우울의 혼돈 속에서 그를 달래준 것은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기록한 노트가 마흔네 권일 정도로 방대한 영화를 보며 비평을 시작한다.

그것도 초반엔 그저 트위터에 적다가 블로그에 적는 식으로.

-그래도 이런 흉내 내기가 사실 중요하다. 비평이든 창작이든, 스포츠든 어학이든, 나아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전부 모방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미지의 영화에 시선을 두게 되고, 우연히 루마니아 영화 <경찰, 형용사>를 보고 독학으로 루마니아어를 공부하기 시작한다.

누구나 그렇듯이 그 나라의 문물을 접하고 매력을 느껴서 그 나라의 어학을 공부하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뭐 일반적인 케이스지만~또 매력을 더 한 것이 일본에선 루마니아어 관련 서적이 없고, 대학에서도 전문적으로 배울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마이너한 언어를 배우려는 나 완전 힙하잖아?!'

주변과 다른 내가 멋지다는 나르시시즘에 도취되어 한 길을 파고들게 되는 영화 비평가이자 언어오타쿠인 히키코모리=그는 힙키코모리다.



히키코모리가 어떻게 루마니아 소설가가 됐는지 이전에

그의 이야기와, 어떻게 루마니아어를 독학했고 무엇이 도움이 됐는지를 배울 수 있는데~

사실 이 책을 읽고 제일 도움이 됐던 건 그의 자세였다.

어학을 배우다 그만두게 되는 흔한 이유가 완벽하게 구사할 정도로 배워야 한다는 압박이나, 써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저자는 그저 자신의 즐거움만을 위해 마음 내키는 대로 경박하게 하고 있다는 것!

일본에서 구할 수 있는 루마니아어 교재 3권과 넷플릭스 루마니아어 자막을 보며 공부했는데~

웃긴 게 또 희귀어를 공부하려면 중간역할인 영어가 필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전에 영어를 강제주입 당하는 공부가 괴로웠다고 했지만 결국 이렇게 써먹게 된다니~뭐든 배워두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한다.

그리고 일상적 공부를 위해 페이스북으로 대략 4천명에게 친구신청을 하는데~

집구석 히키코모리지만 인터넷에서는 아주 대범하게 행동하는 저자를 보며 지극히 비슷한 성향임을 느꼈다.

거절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인터넷 사전을 찾아가며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는데~

이 친구 신청이 쏘아올린 공으로, 그렇게 알게 된 연으로 인해 루마니아 문예지에 글이 실리게 되며 루마니아 소설가로 태어나게 된다.



물론 친구 신청만으로 된 것은 아니다. 그렇게 일상적으로 루마니아어를 쓰려고 노력하며 한층 성장하고,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루마니아어로 번역해 글을 읽어달라는 시도를 하고, 일본에 온 루마니아어 감독을 만나 첫 오프라인에서 루마니아어로 대화를 시도하고 등등~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한다는, 일명 '못먹어도 고'의 자세로 루마니아어에 빠져 밀어붙이는 시도로 스스로 자신을 끌어올렸다.

그 이후에는 또 시에 빠져서 루마니아 고등학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배우려는 모습과 루마니아 문학에 대해, 루마니아어로 번역하는 과정,

그리고 새로운 일본계 루마니아어를 만들겠다는 대담한 목표까지 들을 수 있는데~

단순 히키코모리보다 루마니아어 오타쿠이기에 그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루마니아어에선 겸업 작가뿐이 없다는 슬픈 이야기와 저자가 공감하는 반철학자이자 반출생주의자 시오랑의 글에선 많은 공감을, 일본인이기에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알 수 있고, 저자의 정신세계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저자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에게 하는 말은 큰 용기를 주는데,

-그저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곳이기에 해낼 수 있는 것이 있다.

"좋든 나쁘든 지금 네가 거기 그렇게 있는 게 최대의 강점"

히키코모리라는 말을 붙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려는 것 같다.

정말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실화라는 게 놀랍고,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마지막 부록엔 저자가 선별한 루마니아 영화와 평, 플레이리스트 목록이 들어가 있다. 관심 1도 없던 루마니아 영화에 시선이 가는 것 보니,

저자는 확실히 자신의 일을, 길을 제대로 가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 지쳐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에세이책이다.

그저 하면 된다. 하다보면 자신이 바라는 곳으로 향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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