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눈 코끼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초록 눈 코끼리 푸른숲 어린이 문학 21
강정연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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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연 작가의 책은 <건방진 도도 군>에 이어 두 권째 읽었는데 작가가 자유롭고 재기발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인도 나이를 자꾸 먹는데 철이 들지 않아 고민이라고 밝히 듯 작가 사진에서 살짝 피터팬 증후군도 엿보인다. 하긴 그렇기에 철저히 어린이 마음으로 이런 동화를 훌륭하게 써내는 게 아닐까?  

동화를 읽으며 누구나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쇼와 에버랜드의 물개 쇼, 침팬지 쇼 등을 떠올렸을 것이다. 또 동남아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태국의 코끼리 트래킹과 코끼리 쇼도 떠올랐을 것이다. 나 역시 동물들의 쇼나 코끼리 트래킹을 체험할 때 신통하고 놀라워서 환호를 지르곤 했지만 마음 한 켠 두렵고 석연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엔 놀라운 경험이지만 점차 그것마저 동물학대라는 사실이 더 섬뜩해지곤 했다. 바로 그 느낌 이후부터 동물원의 쇼를 애써 피하게 되었다. 내 환호가 그들에게 격려가 아니고 그 환호조차 가혹한 학대임을 지울 수 없었던 거다. 
  

인간의 호기심과 개발로 인한 파괴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이 동화는 읽는 내내 해피엔딩을 믿긴 하지만 어떤 꾀를 짜내어 아프리카로 갈까 궁금하게 만든다. 코끼리가 시내를 활보하는 장면은 미국영화 킹콩을 보는 듯했고 도무지 한국의 정서로 낯설었지만 그것조차 어른의 시각이기 때문이리라.
 

앞부분에서 범벅이와 환희가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장면에서 환희가 13세 소년으로 나오는 대목이 약간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이야기 속의 아이는 자꾸 10세 정도의 소년으로 다가오는데 설정이 13세라니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내 왜 13세이어야 하는지 그 까닭을 알았다. 범벅이를 도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10세 어린이로서는 가당치 않았던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한 범벅이의 아프리카행은 동화의 성격을 충실히 따랐다.  이로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옳은 것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어린이들에게 정의로움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도 올바른 동화임에 틀림이 없다. 

 4학년 우리 아이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마지막 204쪽은 없는 게 더 나을 뻔했단다. 202쪽에서 이미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는데 굳이 204쪽에서 다시 설명하는 건 더 이상하다고 했다. 가끔 필요 이상 친절한 책이나 영화를 만날 때가 있는데 아마 아이도 마지막 204쪽을 필요 이상의 친절로 느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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