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멋진 2군 아빠>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의 멋진 2군 아빠
조항록 지음 / 푸른물고기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982년 프로야구 개막부터 지금까지 저도 야구 깨나 봤지요. 경기장에 직접 가서 보기도 하고,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보기도 하구요. 그도 아니면 신문의 경기 결과를 찾아보며 응원하는 팀의 순위에 주목하곤 했지요. 줄곧 한팀을 응원하는 팬이며 선수 이름과 이력을 외고 야구 경기의 규칙을 알만큼 안다구 생각했지요. 하지만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예전에 '연습생'이라고 불렀던 호칭을 요사이는 '신고선수'라고 부른다는 것을요.  또 2군도 올스타전이 따로 열린다는 것을요. 이렇게 야구를 좋아한다는 저도 2군 선수에 대해 무관심했으니 실제 2군 선수들과 신고선수들의 애환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군요. 
  

이렇듯 이 동화는 주인공의 성장과 화해에서 감동을 느껴야 하는데 도리어 새로 알게 된 야구 용어에서 만족감이 드는 동화였어요. 부록으로 나온 <야구가 궁금해?>는 전반적인 야구 용어와 기록을 풀이해주는 사전 같습니다. 이 용어사전을 보는 재미가 좋던걸요. 2010년 최근 기록까지 나왔거든요. (내년엔 업그레이드 하려나???)

2군 아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야구선수 아빠가 나옵니다. 제목만 보고 야구동화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야구는 소재일 뿐 야구하는 아빠와 그 아빠를 둔 4학년 남자아이 찬엽이의 성장동화입니다. 여기서 성장은 4학년 찬엽이의 성장뿐 아니라 2군 야구선수 아빠의 성장이기도 하지요. 

처음엔 제목 <나의 멋진 2군 아빠>가 입에 짝 붙질 않더군요. 어법상 자연스럽지가 않았습니다. 그냥 <나의 2군 아빠>가 어땠을까요?  물론 끝에서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니까 <멋진 2군 아빠>였지만 굳이 제목에 결과를 암시해주어야 했을까 싶었습니다.  

이야기 전개는 다소 진부합니다. TV에도 나오지 않는 2군 야구선수 아빠를 창피하게 여기다가 아빠의 고등학교 시절 실력과 지금의 노력을 보고 다시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이야기니까요. 아빠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직접 부딪쳐서 깨달은 것이 아니고 이 책에서는 할아버지를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와 아빠의 시점에서 쓴 글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찬엽이 마음이 바뀌는 과정이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야기를 한 편은 찬엽이 입장에서 이어가고, 한 편은 아빠의 입장에서 이어가며 갈등이 풀어집니다. 이런 구성이 좀 다른 점이긴 합니다. 그런데 찬엽이의 이야기와 아빠의 이야기를 더 구분지어 편집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아쉬운 점 한가지는 삽화입니다. 동화에서도 그림이 말해주는 비중이 큰데 여기서는 내용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화에서 삽화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법이잖아요. 삽화 한 장면에서 주인공의 갈등과 심리를 꿰뚫게 되고, 읽는 사람은 공감하게 되는데 그림이 그 역할을 해주지는 못하네요. 

어린이가 읽는 동화라고 해도 탄탄한 구성과 뒷심 있는 전개가 필요하고, 그림이 아주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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