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만찬, 재미있는 돈의 역사, 똑똑한 논리 탈무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싱글만찬 -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147가지 레시피
문인영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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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15년이 넘은 주부라면 이제 베테랑 소리 근처에는 가야 하지만 난 여전히 요리가 제일 취약하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요리책을 들척이고 익숙하게 먹는 음식도 새삼 요리책 재료와 순서에 의존한다. 그러며 위로 삼는 게, 학생이라고 다 공부 잘하는 거 아니듯 주부라고 다 요리 선수는 아니라는 변명 아닌 변명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주부가 더러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모름지기 요리책이란 따라하라고 만든 것일진데 나같은 사람에게 일단 요리책이란 간편한 것이 최우선이다. 요리책이란 것이 요리 잘하는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랴. 요리 못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지. 그렇다면 무엇보다 요리책은 실용성이다. 따라하기 쉬울 것, 재료를 구하기 쉬울 것, 음식 사진이 맛있어 보일 것, 요리책 자체가 늘 곁에 놓고 쓸 수 있도록 알맞은 크기일 것, 손에 묻은 물로 인해 손상이 적을 것 등등등.... 

이런 조건에 한 가지 더 얹어 이 책만의 장점이 또 있다. 내가 요리를 잘하지 못해서 그거 잘 알고 있는데, 요리에 흥미없는 사람은 재료를 사면 항상 그 재료가 냉장고에 남아 돈다. 요리 하나 만들자고 시장을 보면 이것저것 구색 맞추어 사게 되고 정성껏 음식 만들고 나면 남는 재료가 꼭 있다. 그것을 응용해서 활용한다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그쯤 되는 사람에겐 요리책 조차 그다지 필요치 않을 거다. 바로 남은 재료 해결하는 비법! 그것과 더불어 아예 처음부터 적게 사는 것! 

그래서 이 책 제목이 (싱글만찬)이다.  나도 가까이에 아직 싱글인 친구가 있어서 안다. 살림하는 주부와는 다르게 싱글인 친구는 되도록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양을 사며, 그도 아니면 한 번 먹고 버리겠다는 작정을 하고 장을 본다. 또 가능하면 간편한 식품을 구입한다. 여기 책에서도 나왔듯 씻어 나온 당근, 조금씩 포장한 파, 비빔밥 한 번 먹을 수 있는 새싹채소, 씻고 잘라져 포장된 카레용 채소, 심지어 과일까지. 

 얼핏 주부들이라면 원가 따져서 조각난 과일을 사지는 않을 거다. 그렇지만 싱글에게는 커다란 수박 한 통이란 절대로 소비할 수 없는 크기이다. 그럴 경우 잘라서 포장된 수박 한 팩이 더 실용적이랄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이 그것이다. 

정말 싱글인 사람이 진짜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책이다. 파, 마늘과 기본 양념은 있다는 전제하에 그야말로 냉장고에 있는 두 가지 재료로 그럴 듯한 한 끼 식사를 하는 거다. 푸짐한 한정식처럼 한상 차리지 않아도 제법 요리다운 먹음직스런 요리를 해먹는 거다. 책의 구성도 왼쪽에 완성된 요리 사진을 놓고, 오른쪽에 요리과정을 사진으로 넣어 누구라도 어려움없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두 가지 요리를 윗편에 재료를 넣고, 아랫편에 순서를 넣으니 처음 볼 땐 시선이 흩어졌다. 게다가 글자 크기도 다소 작은 편이라 노안이 시작된 나이의 싱글에겐 조금 불편한 감이 있다.  

밝혀두지만 이 책엔 거창한 요리는 없다. 대단한 손님상도 아니다. 그저 싱글이거나 요리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아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책이다. 68쪽에 있는 (스팸 깻잎 고추장찌개)는 책을 받은 날 바로 따라했다. 어느 집이나 스팸은 비상용으로 있지 않던가? 스팸으로 부대찌개와 김치찌개, 볶음은 해봤지만 깻잎을 넣어 찌개를 끓이는 건 처음이었다. 그러니 스팸의 인스턴트 성분을 깻잎과 감자가 상쇄시키는 기분이라 균형이 맞는 듯했다.  

아이들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매일 세 끼를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인데 그 고민을 덜어준 고마운 책이다. 오늘 저녁엔 아파트 알뜰장터에 나가 낙지 2마리를 사다가 98쪽 (낙지볶음과 팽이버섯)으로 무더위를 삭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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