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하나 있는데,
오래 되어 밑창갈이하려고 공장엘 보냈습니다.
그 동안 신을 게 없어서
고르고 골라서 사놓고 보니
같은 종류, 다른 칼라더군요.
하지만, 새 신발 이 녀석.
길들이기 쉽지 않아
처음으로 신고 나간 날,
양쪽 4째 발가락 발톱이 까맣게 피멍이 들었습니다.
뭘 잘못했을까...
그리고 몇 주가 지난 어제,
결국 왼쪽 발톱은 빠져버렸고,
오른 쪽은 반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 아직 길도 안 들었습니다.
공장에 보냈던 예전 녀석,
비싼 창으로 깔끔하게 수선되어 왔는데
창이 미끄럽습니다.
이 녀석으로는 관악산이나 북한산같은 바위산은
어림없어 보입니다.
아, 단풍의 가을과
흰눈 쌓이는 겨울이 다가오는데
신발이 사람을 도와주질 않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