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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담백 소박한 글귀이다. 때론 재치와 위트 그리고 천박스런 문구로 이야기가 무겁게만 흐르지 않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가볍고 싱거우면서도 우직하며 향기가 묻어나는 글귀다. 인생과 삶을 가르치는 여러 지침서들은 많다. 하지만 당장 하루 밥 먹고 돈 벌기가 벅찬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때가 있다. 주옥같은 문구가 가슴팍을 확 적셔주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남지 않는 이유는 현실과는 다른 세계관을 반영해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날다타조는 약간 다르다. 열여섯개의 그의 이야기가 얼마나 명쾌하고 경쾌하게 들리는가. 왕따들에게, 돈 못버는 이들에게, 못생겼다는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상대를 지목한다. 왠만한 자신감과 솔직성이 없으면 도저히 내뱉을 수 없는 말들이다. 특히 극단의 생각을 지닌 자살충동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함부로 충고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한없이 자신을 낮쳐 그들의 고통을 십분 이해할려는 마음과 때론 인생의 선배로써 따끔하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위엄있고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는 흘러넘친다. 뭐랄까 인생의 가락과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