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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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담백 소박한 글귀이다. 때론 재치와 위트 그리고 천박스런 문구로 이야기가 무겁게만 흐르지 않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가볍고 싱거우면서도 우직하며 향기가 묻어나는 글귀다. 인생과 삶을 가르치는 여러 지침서들은 많다. 하지만 당장 하루 밥 먹고 돈 벌기가 벅찬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때가 있다. 주옥같은 문구가 가슴팍을 확 적셔주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남지 않는 이유는 현실과는 다른 세계관을 반영해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날다타조는 약간 다르다. 열여섯개의 그의 이야기가 얼마나 명쾌하고 경쾌하게 들리는가. 왕따들에게, 돈 못버는 이들에게, 못생겼다는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상대를 지목한다. 왠만한 자신감과 솔직성이 없으면 도저히 내뱉을 수 없는 말들이다. 특히 극단의 생각을 지닌 자살충동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함부로 충고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한없이 자신을 낮쳐 그들의 고통을 십분 이해할려는 마음과 때론 인생의 선배로써 따끔하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위엄있고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는 흘러넘친다. 뭐랄까 인생의 가락과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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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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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아침형 인간'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제목도 비슷한 아류작이 등장하더니 '저녁형 인간' '정리형 인간'라는 책까지 등장했다. 화제의 책이 된 그 일본인 저자에 대한 신문 인터뷰기사를 본적 있었다. 일본에서 겨우 몇 만부 팔린 책이 한국에서 초대형 셀러가 되더니 사회 신드롬으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있다. 꼭 아침 일찍 일어나야 성공하느냐 물었더니 명쾌하게 답변했다. '아니다'였다. 결국 취향의 문제였다. 일찍 일어나든 늦게 자든 자기의지가 중요할 뿐이었다. '10억벌기,부자,재테크관련 열풍도 금융. 경제관념을 일깨우는 가르침은 좋다고 본다. 허나 어떻게 잘 쓰고 버느냐의 과정보다 얼마만큼 많이 버는 게 목적이 꿈이 되어버리는 거 같다.

이렇게 바쁘게 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내 머리 위에는 도태되지 않으려 바쁘게 살아가는 부류가 있는가 반면 내가 이런 꼴로 살지 않을까?봐 걱정되는 사회에 낙오된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그 사람들 때문에 위안삼고 한편으로 내 머리 위에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불안하고... 이 책 초반은 확실히 재밌다. 패배의 화신 삼미팀이 질때마다 절규하는 유년시절의 그들의 상황이 넘 웃겼다. 그 못난 꼴찌팀 삼미에 대해 울먹이며 애증을 품는 그들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안쓰럽기도 하면서 친밀했다.

많은 리뷰가 올라왔는데 공감이 간다. 많은 글들이 나또한도 그렇고... 힘들어도 어깨 힘빼며 살라는 얘기다. 다시 그의 말을 인용해본다. [따라 뛰지 않는 것, 속지않는것, 찬찬히 들여다보고 행동하는 것, 피곤하게 살기는 놈들도 마찬가지다. 속지 않고 즐겁게 사는 일만이, 우리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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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자유 그리고 홀로서기
오쇼 지음, 손민규 옮김 / 청아출판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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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사랑이라고 여겨왔던 믿음들을 무너지게 한 책이었다. 읽으면서 얼마나 가슴 뜨끔했는지 어리석었는지 알게 되었다. 온전히 사랑해왔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만약 상대방이 내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을때 생기는 온갖 네거티브한 감정들... 외로움, 집착, 미움들. 눈먼상태에서 열기만 가득한 에고덩어리... 그래서 사랑이 아님을 알려준다. 이에 대해 한번쯤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홀로있음에 두려워하지말라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인간은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를 맺기를 갈망한다. 사랑이 지속되길 바란다. 하지만 자신의 소유욕과 에고가 쌓이면 서로에게 실망만 안겨준다. 자신에 대해 깊이 느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그시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보자. 서늘하고 평온한 기운이 감쌀 때... 자신의 주변에 사랑이 흘러넘쳐 퍼진다한다. '그대들이 함께 있을때 빈공간이 있게 하라' '그대 두 영혼의 해변사이에 출렁이는 바다가 있도록 하라' 표현이 좋았다. 사랑은 하나지만 두개의 독립된 개체이기 때문에 상대의 홀로있음을 인정하라는 말이다. 그것이 배려임을 알게 해준다.

또한 이 책은 사회와 종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음을 눈여겨 봐야한다. 종교성을 훌쩍 뛰어넘는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냉철하고 예리하다. 종교인들이 보면 부인하고 싶겠지만 이 시대를 타락으로 몰고 간 책임이 어느 정도 있어서이다. 나 자신을 뒤돌아보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그 어떠한 종교를 믿어도 물이 괴고 썩는다는 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존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그가 제시하는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봄직하다. 달콤하게 포장되어 상대방을 사랑하고 관계 맺기를 유지하는 책은 많을 거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근본은 철저히 나로부터 시작되어있다는 점이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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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3 - 다운이에게 동생이 생겼어요 비빔툰 (문학과지성사) 9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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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3편이 1,2편보다 책판형이 더 커져서 보다 시원스런 그림체를 맛볼 수 있다. 여동생 겨운이가 태어나고 여전히 말썽꾸러기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다운이는 유치원 입학까지 했다. 거기다 겨운이와 다운이의 '식탁밑 요정'과'티라노'가 상상속의 친구가 새롭게 등장했다.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외계인까지도... 전편에 못지않은 아이디어가 녹슬지 않았다. 늘 예상을 뛰어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이 아이디어 고갈을 막고 있다. 늘 새로울 것 없는 반복되는 일상속에 작을 미묘함을 캐치하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이렇게 경쾌하고 따뜻한 소재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웃음짓게 하다가 때론 의미심장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다. 부부간의 갈등을 다룬 '이기심'은 '그냥 참고 살자'도 이기심이며 이해할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깊이 새겨들을만 하다. '밥풀과 티라노'편은 상질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동심을 잃어버리는 이유를 절묘하게 표현한점이 탁월하며 무미건조한 삶을 엘리베이터의 특유의 공간으로 비유한 '마무리를 잘하자'도 좋았다. 그리고 남자의 심리를 잘 파고든 '눈물샘을 막고 있는 녀석'편이 개인적으로 공감가면서 따뜻함 속에 적재적소의 뭉클함까지 주는 이 만화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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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속의 여자 어항 밖의 남자
김일섭 지음 / 물푸레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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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간의 만남과 사랑에 관한 조언을 담았지만 뭔가 허점이 보이는 책이다. 혈액형으로 상대와의 성격 알아보기가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 것이 지면이 아깝다는 생각이다. 혈액형이 성격과 관련 깊다는 말이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한 것이지 모르겠다. 그리고 저자가 결혼정보회사에 몸담고 있다는 점이 회사홍보를 직접적으로 하고 있다. 결혼정보서비스 활용법이나 자사에서 결혼한 커플의 신상내역을 소개하고 있다. 학력, 연봉등의 경제력의 분포도를 비율로써 소개하고 있는데 상당히 이점을 중시하는 걸로 결혼정보회사의 설문결과로 나타났다한다. 한마디로 난센스다. '외모나 조건은 변한다' '이상형은 없다'고 조언하다가 그걸 뒤엎는 만할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이 줄곧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뭔가 이야기하지 않는 듯한 허전함이라 할까? 현실적인 결혼의 충고와 사회적인 당위성은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에 관한 솔직한 부분 즉 건드리기 어려운 감성이나 아픔이 없다. 민감한 부분의 깊이 있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상 새로울 것 없는 남녀간의 데이트 방법이나 결혼에 관한 통상적인 범주를 뛰어넘는 충고가 담겨있지 않다. 그리고 지나치게 고학력 대기업위주의 실제 커플들의 맞선과 단체 소개팅의 사례가 대부분이다.

저자의 회사에서 이런 만남이 여럿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우리사회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폭을 봤을 때 남녀간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학력, 경제적인 능력은 결혼해서 중년이 되다보면 변하니까 당장의 눈앞에 급급해하지 말고 그 사람의 지속적인 사회학습능력을 보라고 한다. 한 두가지 매력이면 충분하다. 무엇보다 그 사람의 인성과 가치관을 중히 여기며 넓은 관점으로 타인을 선택하고 고려하라한다. 우리가 갖기 쉬운 까탈스러운 편견을 버리라 말한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뒤 생각 드는 것은 그저 모든 것이 충족된 조건과 거기다 성격과 외모까지 훌륭하다면 금상천화의 상대배우자이구나라는 생각드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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