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와 표지를 보고 단순 여행기라고 생각하고 카페에서 펼쳐들었다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에 당황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 인도, 미국, 서울에 머물면서 이방인이었던 작가가 여행객이 착각할 수 있는 환상 너머의 세상을 보여주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들이 가슴을 울린다. 어딘가로 떠나는 행위는 셀레임도 있지만 살기위한 나름의 몸부림일거라는 작가의 목소리에 손을 내밀어주고 싶어진다.
“각자 원하는 달콤한 꿈을 꾸고 내일 또 만나자”4마리의 개(두식이, 다정이, 덕천이, 슬기)와 1마리의 고양이(미요)와 함께 하는 부부의 제주도의 삶을 엿 볼 수 있는 에세이! 🦮😻 몇년 뒤엔 산책길에 작가와 그녀의 반려동물들을 이웃으로 만나고 싶어진다.이 책은 우선 깔끔한 표지에 제본자체가 기존 책과는 조금 다른-사철노출제본으로 만들어져 옛스럽고 멋스럽다. 그리고 작가가 직접 펜으로 그린 일러스트의 인디고블루 색감마저도 제주도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책의 이미지도 내용도 내게 말을 건넨다. 무리해서 속도를 내어 읽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침대 옆에 두고 천천히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겨도 되니 나만의 속도로 즐기라고! 에세이다운 소소함이 매력이다.최근 2년간 시간이 날 때마다 제주도의 사계를 눈과 몸에 담으려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몇년뒤 제주도민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뒤 제주에서 만나는 모든 인연에 맘을 주면서 이 책의 작가처럼 동물이든 사람이든 곁을 내어주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가고 있다.그냥 보기만해도 편안해지는 책!
요즘 기상후 침대에서 내려오기 전에 루틴으로 짧은 명상을 하고 있어 그런지… 이 책의 호흡 하나하나가 더 와닿았다.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말을 하는 걸 자제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보통은 당사자 자신이 가장 힘내고 있다는 걸 너무 알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수고했다”, “애썼다”, “함께 버텨보자”, “버티기만 해도 많은 게 달라진다” , “토닥토닥”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이 책에서 저자의 명상 스승이 “도망가”라는 조언을 했을 때 내 속의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난 내게도 남들에게도 “도망가”라는 말을 상쾌하게 한 적이 없다. ‘어쩔수 없지’란 단어를 붙이는 게 내 한계였다.😭 그런데 때론 도망가도 되고 다시 힘을 내서 직시하면 된다는 거를 기억하니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짐을 느낀다. 명상 초보자, 마음챙김 초보자를 위해 추천!
세번째로 읽는 군주론! 내가 처음 군주론을 읽었던 건 초등학교 6학년무렵이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일본 번역본을 한글로 재번역한 책이라 매끄럽지 못한 표현이 가득했고, 리더에 대한 조언이 다소 극단적이라 조금 무서웠었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 다시 읽어야지 하고 결심했었다.실제 내 책장에도 군주론 은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2권이 있는데 이번 현대지성 책은 확실히 번역도 매끄럽고 옮긴이의 미주와 해제로 인해 그동안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를 이해로 관점 전환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나는 최근 에세이 중심의 편식하듯 독서를 했었는데.. 다시 고전을 반복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독서를 통해 하게 되었다. 흥미 위주의 간편한 독서나 단순 지식 습득도 나쁘진 않지만, 독자가 작가가 살던 시대를 돌아보며 간접 경험을 하게 되는 독서의 기쁨을 오랜만에 맛보았던 시간이다.리더는 시대나 상황을 읽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할 필요가 있다. 군주론은 윤리나 도덕적 관점에서 항상 논란이 되는 내용이 일부 있지만, 이 또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또다른 시선임을 나이가 들면서 인정하게 된다. 이번 독서에서 나에게 와닿았던 내용은 ‘18장 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켜야 하는가’였다. 싸움에는 두가지 방식이 존재하고 그건 인간의 방식(법으로 싸우는 것)과 짐승의 방식(힘으로 싸우는 것)이 존재하고 이는 기본적인 윤리 원칙을 고집하지 않는 융통성을 보여준다.오랜만에 책을 통해 15~16세기의 이탈리아를 다녀올 수 있었다. 좋은 구두가 물리적으로 좋은 장소를 데려가주듯, 제대로 쓰이고 번역된 책은 독자를 다양한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로 안내하는 길동무가 되어줌을 다시 확인한다.
실화가 더 소설 같아 잠시 숨고르기를 하게 되는 책-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원작이라 호기심에 시작한 독서였는데.. 최근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나에게 있어 유대인 하면 떠오르는 것은 탈무드, 베이글, 프로이드, 아인슈타인, 세계2차대전과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속 샤일록과 같은 단편적인 내용과 성서가 전부였다. 물론, 성서와 탈무드를 통해 그들이 율법에 매여있고 그 속에서 여성의 인권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그들의 문화로 여겼던 나에게 전통 유대교 종교 공동체에서 탈출(?)한 여성의 목소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어린시절 부모의 부재로 친척과 조부모에 의해 길러진 주인공 데보라에게 종교 공동체 일원으로서 요구되는 행동들은 신을 핑계로 행해지는 제약들 투성이었고, 편견과 선입견때문에 낙인이 찍히는 일 투성이였다.대부분은 불합리하다고 여기더라도, 그게 삶이라고 여기고 그냥 순종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에서 만난 폴리의 “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네가 믿음을 잃지 않으면 현실이 될거야”란 말처럼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그녀가 원하던 자유를 찾았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종교란 이름으로 많은 제약과 편견 그리고 인권유린이 존재한다. 여전히 신은 침묵하는데 인간은 신의 이름을 칼처럼 휘두르며 약자를 더 괴롭히기도 한다. 사실 나 또한 종교가 있기에 종교 안에서 깨어 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존중은 종교를 떠나 보편적으로 지켜져야 할 원칙임을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