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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보이 ㅣ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4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918/pimg_7883271081278443.jpg)
김서진 작가의 <선량한 시민>과 <2월 30일생>을 인상 깊게 읽었다.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에 푹 빠져들기도 했고. 새롭게 시도되는 로망 컬렉션에 김서진 작가의 이름이 보였다. 로맨스보다는 스릴러 소설 쪽이 더 어울려 보이는 작가가 로맨스 소설을??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주체할 수가 없더라.
아나운서 은영은 새벽 라디오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바닥을 기는 청취율을 높여보고자 새벽에 청취자들과 전화 연결을 한다. 월드컵 스페인전이 있었던 토요일 새벽. 자신의 이름을 천온희라고 소개한, 목소리가 어리게 들리는 남자와의 전화. 자신의 직업이 마법사라며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법을 써서 꽃을 보냈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한다.
은영은 한 남자와 연애 중이다.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편하고 적당한 관계다. 같은 방송국에서 자주 부대끼며 연애하는 사이지만 어쩌다 비밀연애가 되어 버렸다. 갑작스럽게 결혼을 한다는 정우와 이별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집에 귀가한 은영은 아무도 없는 자신의 침대 위에 덩그러니 놓인 꽃다발을 발견한다. 언젠가 새벽에 어느 청취자와의 통화가 머릿속을 관통하고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정우와의 이별에 상처 받은 은영이 온희를 만나면서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고 어느새 온희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은영이 온희와 보냈던 시간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보여주는 진심이 느껴지던 순간은 사랑이라고 믿고 싶었을 거다. 아니, 믿었다. 은영에게 남은 건 마법 같던 온희와의 시간이었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은영이 아프다.
아스라이 떠올랐다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이야기다. 온희의 존재가, 남겨진 은영이가 어떠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짧은 시간이었어도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어준 온희와 은영이라 어디에서도 행복하길 바라본다. 서로 마주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긴장감들이 조금 사라졌지만 곧 화끈한 이야기로 다시 만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