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말린 핑크
리밀 지음 / 다향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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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학교 의예과, 같은 병원에서의 인턴까지 무려 7년이었다. 유원의 곁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시시콜콜 간섭하며 챙겨주는 걸로 위안을 삼았던 지후. 외롭고 고된 유원의 환경에 부담이 될까, 너무 사랑해서 그 마음 표현하면 사라질까 두려워 좋아한다 말 한마디 꺼내지도 못했다. 7년의 짝사랑을 알아주지 않아도 그냥 좋아서, 사랑해서 친구라도 좋았는데 승하 선배가 좋다는 유원의 고백에 혼란스러워진다.

 

유원은 승하 선배의 다정함이 좋았다.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하다는 소문에도 좋아하는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간다. 답답한 마음에 지후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유원. 까칠한 그 성격이 어디 가진 않았는지 지후는 쌀쌀맞기만 하다. 위로를 바라진 않았지만 조금 섭섭해진다.

 

7년을 단짝으로 지냈던 유원과 지후. 지후의 속마음이야 어쨌든 둘은 친구였다. 승하 선배가 좋다는 유원의 고백이 지후에게는 발화점이었는지도 모른다. 숨겨왔던 마음을 내비칠 용기가 필요해지는 시점이기도 했고. 안타까운 마음 반, 끓어오르는 질투 반, 반반의 마음이 모여 터질 것 같은 지후의 마음. 그 절절한 마음이 너무 좋아서 책장 넘기기 바쁘다. ㅋㅋㅋㅋ

 

친구에서 연인으로의 변화가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유원에게는 친구였던 지후가 남자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부분은 바로 키스이후. 시작이야 술김이었지만 키스의 농밀한 속삭임에 유원은 어느새 빠져들었고 크기를 불려가는 긴장감에 나까지 덩달아 심장이 두근두근. ‘처음이라는 키스가 이렇게 끈적이고 찌릿할 줄이야. 지후 이 녀석, 분명 선수다.

 

워낙 이런 소재를 좋아하기도 하고, 유원 바라기 지후의 절절한 마음 덕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뒤늦게 사랑을 깨닫는 후회남 같은 소재도 좋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여주 때문에 감정 주체를 못하는 남주가 나오는 이야기들도 참 좋다. 유원이 때문에 돌겠네미치겠네라는 말을 달고 사는 지후, 나는 너 때문에 읽는 내내 안달복달했단다. 정말! ^.^ 철철 넘치는 지후의 속마음이 <포르말린 핑크>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100쪽 분량의 훈훈한 에필은 보너스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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