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7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올해 출간될 일본 미스터리 소설 중 가장 기대작이었다. 입소문만 무성했던 작품이라 그 궁금증은 하늘을 찌를 듯 했고. 이제 나오나, 저제 나오나 기린 목이 되도록 애타게 기다렸다. 요코하마 히데오의 경의를 표한다. 항복이다!”라는 독후감이 붙은 책 소개는 불붙은 마음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잠시 놀랐지만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만사 제쳐두고 교장을 만났다.

 

어느 도시에 위치한 경찰학교. 98기 입학생들의 담임 교관이 갑작스럽게 입원을 하교 가자마라는 백발의 남자가 담임으로 부임한다. 묘한 분위기의 남자가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학생들을 쥐락펴락하며 단련시킨다. 어느 때는 맹수처럼 다그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어머니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기도 하는 정체불명의 교관 가자마’.

 

입학과 동시에 순경이라는 직책이 주어진다.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경찰이기에 그에 따르는 책임감도 만만치 않다. 두 어깨에 지워진 짐의 무게만큼 엄격한 규율이 존재하는데 가지각색의 학생들이 모인 단기교육과정의 학교에서는 사건사고가 끊일 날이 없다.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는 이들.

 

어떤 책을 만나게 되던지, 책에 대한 내용은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뒤표지에 대략적인 줄거리도 웬만하면 보질 않는 편이다. 인터넷 서점에 올라와 있는 책 소개도 그렇고. 그저 입소문이나 소재만으로 책 구매를 하는 편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날 때가 더 즐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장도 피할 수 있는 만큼은 피했었다. 경찰학교에서 일어난 범죄사건은 둘러싼 비밀 파헤치기 뭐 그쯤으로 생각했는데 어라?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네? 경찰학교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연작소설처럼 보이기도 하고.

 

처음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많이 당황스러웠다. 기린 목이 되도록 기다렸던 시간이 조금 아까워지기도 하고. 얇은 두께와 가독성이 좋아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어 버렸지만 글쎄. 애초에 너무 많은 기대를 했었고 취향 차이에서 오는 아쉬움 같은 건데 아무튼. 묵직한 여운보다는 잔잔한 일상 미스터리로서는 부족한 게 없으니 한 번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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