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9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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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세상을 떠났다.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할 만큼 무한한 사랑을 주던 아빠였는데 아무런 인사 없이 훌쩍 떠나버렸다. 작은 동네에서 쌀집을 운영하던 아빠의 평생 지기였던 떡집아저씨가 홀로 남겨진 태산을 걱정하며 이것저것 챙겨주기에 여념이 없다. 아빠가 떠나고 깊은 상실감에 젖어있는 태산에게 엄마의 오촌지간이라며 친척이 찾아온다.

 

평소 친한 친구인 기형의 강압적인 권유(?)로 집을 새 단장하기로 한 태산은 장판 밑에 깔려있던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어느 시골 동네의 건물을 찍은 사진 뒤에는 꼭 그곳을 찾아가라는 아빠의 유언 아닌 유언이 남겨져 있었다. 태산은 사진 속 해리미용실의 간판 밑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만 보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간다. 해리미용실의 주인인 남자와 마주한 태산은 아빠와의 관계를 캐묻는데 이 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태산을 따라 부산까지 내려 온 대책 없는 기형이 때문에 해리미용실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로 하는데...

 

누군가는 죽어도 일상은 계속 흘러간다. 그게 아빠의 죽음이라 해도. 해리미용실에서 일하던 아저씨와 아빠와의 관계를 추적해가는 태산이의 이야기다. 알고 보니 해리미용실의 아저씨도 태산이처럼 누군가를 잃고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는 사람이었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공유하게 된 감정이 치료제가 되어 태산을 위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종국에 밝혀지는 아저씨와 아빠와의 관계는 아빠가 태산이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던 것 같다.

 

청소년문학이라고 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과 상실감을 다룬 이야기라 생각보다 묵직하고 깊은 여운이 남는다.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려면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산이와 아저씨도 아픈 상처는 잊고 꿋꿋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제목처럼 해리 미용실의 끝나지 않을 이야기가 사뭇 기대되는 것도 태산이와 아저씨가 언젠가 기쁘게 웃을 날이 머지않을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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