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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이야기 ㅣ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김보은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8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919/pimg_7883271081070258.jpg)
작가 루이즈 페니. 나에게는 페니여사라는 닉네임(?)이 더 익숙한 작가다. 넉넉한 이웃집 할머니 같은 외모는 미스터리 장르와 참 안 어울리는데 의외로 대단한 경력의 소유자! 캐나다산 코지미스터리인 가마슈 경감 시리즈와 인연이 닿질 않았는데 이번에 극적인 만남을 갖게 되었다. ^.^ 캐나다라는 낯선 나라와 코지미스터리라는 낯선 장르. 낯설기만 한 페니여사의 책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고 설레었던 건 낯섦이 주는 선물인 것 같다. 새로운 것과의 만남은 늘 흥분되기 마련이니까. ^.^
캐나다 퀘백의 작은 마을, 스리 파인즈 중심가에 위치한 상점 ‘비스트로’에서 남자의 시체가 발견 된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낯선 이 남자는 노숙자 같기도 하다. 가마슈 경감과 팀원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탐문 수사를 벌려 보지만 증거도 없고 남자의 정체도 알 길이 없다. 백지와 다를 게 없는 살인사건에서 가마슈 경감은 증거를 찾을 길이 요원해 보인다. ‘비스트로’는 스리 파인즈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마을 사람들이 오고가며 소식을 전하고 소식을 들으며 따뜻한 정감이 흐르는 곳. 그런 곳에 시체라니. 마을에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데...
‘비스트로’의 주인인 올리비에가 ‘은둔자’와의 알 수 없는 대화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혼돈이 이곳에 왔다는 ‘은둔자’의 말이 이야기 전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혼란스러워진 스리 파인즈에 혼돈이 겹쳐 마을은 아수라장. 진실과 거짓이 교묘히 섞인 말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불신은 싹이 트고, 진실을 가장한 거짓의 가면을 쓴 것은 과연 누구일까.
캐나다산 소설에 왜 자꾸 불어가 튀어 나오나 했는데 역시 나의 짧고 짧은 역사지식이 문제였다. -.-;; 단순히 살인사건이 생기고 경찰이 범인을 쫓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상의 마을, 스리 파인즈를 배경으로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도 살짝 들여다 본다. 캐나다라는 나라에서 주는 스산한 분위기에 끌려 끝까지 읽었던 것 같다. 가벼워질 수 있는 코지미스터리를 묵직한 이야기로 승화시켜 여운도 괜찮았고. 이미 출간 된 가마슈 경감의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이 가을과 더 없이 어울릴 만한 가마슈 경감을 얼른 만나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