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 소울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한 남자가 있다. 흉측한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괴물이라 불리우는 스즈키 마코토. 타의와 자의에 의해 바깥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는 그가 한 음악잡지에 비틀즈 평론 원고 글을 기고하기 시작한다.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그에게 비틀즈는 크나큰 위안이 되어주었고 세상 누구보다 비틀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런 이유로 시작된 원고 기고는 잡지 편집자와 가벼운 친목을 쌓게 되고 어느 날 자신의 클래식카를 대여해주기에 이른다.

 

광고 촬영장에서 만난 모델 미시마 에리에게 첫 눈에 반한 스즈키 마코토. 스즈키에게 에리는 운명도 아닌 구원이었다. 스스로 구원이라 할 정도로 깊은 감동을 받은 그는 그날 이후 미시마 에리의 행적을 쫓는다. 맹목적인 사랑이 그를 옭아매지만 이미 기울기 시작한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만 한다.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의미를 두고 일희일비하는 스즈키는 점점 변해간다.

 

그녀를 따라다니며, 그녀의 사진을 찍고, 그녀의 냄새를 맡고, 그녀의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스즈키. 스즈키는 에리의 스토커다. 사랑이 집착이 되고 집착이 범죄가 된다는 그 스토커. 흉측한 외모로 자신을 드러내진 못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 그녀를 열렬하고 절실하게 지켜줘야 한다고 믿는다.

 

끝내주는 가독성으로 쉼 없이 내달려 마지막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 먹먹해지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마지막 반전 하나만을 위해 그렇게 거침없이 내달렸나 보다. 여러 화자가 등장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라 중복되는 장면도 더러 있지만 벽돌 같은 두께가 가벼워질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스토커라고 욕해도 절절한 이 남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어느 순간 먹먹해지는 가슴에 숨이 탁 막혀올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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