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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717/pimg_7883271081039546.jpg)
‘부산에서는 ‘짱’을 ‘통’으로 부른다‘라는 문장으로 스타트를 끊는 소설 ‘통’. 화제의 웹툰 ‘통’의 원작 소설이라는 정보만 있었다. 그러니까 ‘통’이 ‘짱’이라는 소리인데 고등학생 이정우가 바로 그 ‘통’이다. 주먹을 내리 꽂기만 해도 어깨뼈가 바스러지고, 앞니 옥수수가 후루룩 털리는 무시무시한 포스로 무장한 통 이정우. 정우가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을 온다. 풍겨져 나오는 포스만으로도 여러 사람을 휘어잡는 분위기에 귀찮은 일들만 자꾸 생긴다. 좀 조용히 살고 싶은데 사람들이 가만히 놔두질 않아 정우는 내심 괴롭고 귀찮다.
음. 모르겠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라면 괜찮았고 그게 아니라면 좀 당황스럽다. 15년 전 pc통신에서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글이라는데 웹툰을 글로만 옮겨 놓은 것 같다. 그림과 몇 마디의 대사만으로 충분한 감정 전달이 되는 웹툰과 달리 소설은 그렇지가 못하다. 내 안의 감정이 어떠한지 상대방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풀어 써줘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설명이 많이 부족하고 따라가기가 조금 버겁다. 조직폭력배와 다름없는 고등학생들의 과격한 폭력씬들에는 거부감도 살짝 들었고.
출판사와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해야겠다. 연재되고 있는 웹툰을 본 적이 없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도 인기에 힘입어 나온 소설이니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의 완성도는 기대했었다. 기존에 영화를 소설로 꾸며 나온 책들도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 주었으니까. 소설 전체의 부족한 완성도는 캐릭터의 힘으로 충족시켜 주지 않을까도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저 내 바람으로만 끝나버려 아쉽고 또 아쉽다.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된 정우가 통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좌충우돌 적응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조금 버거운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앉은 자리에서 뚝딱 해치울 정도로 금방 읽히긴 한다. 빡, 쿵, 꺄악으로 끝나는 몸싸움 덕일지도 모르겠다. 중2병에 걸린, 자신감으로만 가득 찬 정우가 가끔 웃음도 선사한다. 하지만 글로 읽는 웹툰이 이런 기분일까. -_-;; 그래도 여러모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니 부디 건필해서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나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