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1
김도경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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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친해질 수 없는 장르가 바로 SF. 국내 작가들이 쓴 책은 찾기 힘들고 외국의 작가들 것만 여러 권 읽어 봤는데 생각처럼 쉽게 친해지지 못했다. 전작들에서 보았던 화려한 액션들이 보고파서 작가의 이름에 끌렸던 게 하나, 국내 SF 장르라는 점에 반가운 마음이 둘. 이리저리 관심 끌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멀지만은 않은 미래.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더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회가 되었다. 일명 ‘ONS’(장기 괴사 증후군)라는 심각한 질병이 발병하면서 이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장기 이식이 활성화 된다. 그로 인해 주된 재료인 난자의 가치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주인공 레이는 난생 처음으로 난자 채취를 하기로 결심하고 센터를 방문한다. 난자 채취 후 레이는 친하게 지내던 아노미아에게 난자 거래를 위한 경매를 일임한다. 평소 거래되는 가격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 레이의 난자. 이에 레이는 불안함을 느끼고 파워슈트를 구입하기에 이른다.

 

제일 기본적인 설정 자체는 흥미롭다. SF소설이 다 그렇듯 처음엔 낯선 환경이 주는 생소함은 어리둥절하다. 생활의 편리를 위한 도구들은 낯설어도 어디선가 한 번씩은 본 듯해서 익숙해지기에는 수월했다. 생소한 미래적 설정과 적당한 현재의 설정들이 맞물려 생각보다 몰입하기는 쉬웠다. SF 장르의 진입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 다른 SF 소설들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건 장점처럼 보인다.

 

난자 채취 후 레이의 행보가 1권의 내용이었다면 2권은 난자를 둘러싼 비밀 들추기가 주된 내용일 거다. 기본 설정이 미래를 지향하고 있지만 결국엔 출생의 비밀로 귀결되는 급한 마무리는 많이 아쉽다. 난자의 숨겨진 비밀이 기대했던 것보다 스케일이 좀 작은 것도 그렇고.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긴박하고 스릴 있는 액션은 여기서도 발휘되지만 별로 능력(?) 없는 주인공이라 매력이 반감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이만한 세계관을 구축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텐데 작가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비톨의 충돌씬이나 전자기장인 펄스로 공격하는 등 고난이도의 액션이 즐비한 2권은 눈요기하기에 더없이 좋다. 조금 부족한 개연성을 차치할 수 있을 정도. SF에 깊이 발 담근 사람이 보면 코웃음 치겠지만 SF를 처음 만나거나, 머리 아픈 SF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한다. 시각적으로 충분히 즐기기엔 이만한 소설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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