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소녀
케이티 워드 지음, 고유라 옮김 / 박하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책 좋아하는 사람 누구나 솔깃해지는 제목이다. 7장의 그림과 7명의 여인으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 같은 책. 솔직히 그림을 잘 모른다. 이론적인 걸 떠나서 그림을 아예 모른다고 하는 게 맞을 거다. 아주 유명한 그림 빼고는 이게 무슨 그림인지, 누가 그렸는지, 하는 것들 말이다. 하지만 책과 관련된 그림이란 소리에 혹했다.

 

각기 다른 7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시대는 달라도 분위기는 거의 비슷하다. 아마 작가의 문체에서 오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이게 좀 묘하다. 껍데기 하나가 덜 벗겨진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고 이게 나쁜 뜻은 아니고. 많이 묘하다. 아무튼.

 

처음엔 몰랐는데 책 속에 실려 있는 그림 속엔 모두 여자와 책이 등장한다. 어떤 식으로든. 챕터 첫 페이지의 QR코드를 따라가면 그림을 볼 수 있는 링크가 열린다. 각 챕터의 주제이기도 한 그림들을 빠르고 쉽게 볼 수 있다. 책 만드는 분의 이런 소소한 배려는 책에 대한 애정을 샘솟게 하는 요소 중에 하나.

 

하나의 그림을 보고 그림 속에 담긴 사연까지 상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난 그저 눈에 보이는 것들만 보고 느꼈는데 작가는 뛰어난 상상력으로 그림에 숨을 불어 넣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미래까지 시간을 넘나들며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림에 담긴 시대적 배경과 생활 습관 같은 것들까지 글 속에 녹여낸다. 각 챕터에서 주제를 삼고 있는 그림을 중심으로 꾸며낸 이야기가 어쩌면 진짜로, 실제 있었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솔직히 요즘 나의 독서 패턴으로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다. 느린 호흡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기까지 녹록치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사람을 홀리게 하는 마력을 가진 그림과 여인과 책이 등장하니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다. 매력으로 똘똘 뭉친 것들의 조합이니 그에 따른 호기심은 당연하니까. 앞으로 내가 얼마나 그림을 감상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림 속에 담긴 사연까지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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