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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2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ㅣ 역사 ⓔ 2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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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굵고 강렬한 영상으로 EBS 채널의 ‘역사e’ 프로그램. 5분이라는 한정된 짧은 시간으로 최대한 임팩트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e’는 힘 있는 문구와 사진 등으로 그만의 깊은 울림을 주기엔 부족함이 없다. 아마도 우리가 잊고 지냈고, 모르고 있었던 역사라서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1권에 이어 2권이 새로 나왔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했다.
3부로 나뉜 책 속의 내용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들 몇 가지만 꼽아야겠다. 1부 ‘세상에 버릴 사람 아무도 없다’에서는 조선시대에 장애인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들은 나를 놀라게 했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배려하는 사회 풍토는 오히려 지금보다 그들에게 더 열려있지 않았나 싶다. 언제나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그들에게 편견이 아닌 그저 다름을 인식하고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들을 마련한 선조들의 업적은 꼭 배워야 할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근대사에 절대 떼어놓을 수 없는 일본. 뼛속 깊이 박혀 있는 그들을 향한 분노는 말해 무엇 할까. 전편에서 느꼈던 비통함은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식민지로 살았던 조선은 일본이 저질렀던 침략전쟁의 재판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 한자리도 차지할 수 없었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그들의 어이없는 행태에는 이가 바득 갈릴 정도. 얼마 전에 아베 총리가 신사 참배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총리의 외할아버지가 도쿄 재판에서 사면된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일 줄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들에게 치욕적인 과거일지라도 그에 대한 청산은 분명 이루어져야 할 일인데도 불구하고 자꾸 숨기고 왜곡하기에만 급급한 그들의 모습에는 화를 참기 힘들다.
어렵게 느껴지던 역사를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으니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푹 빠질 수 있었다. 바쁜 일상에 곁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우리네 역사를 잠시나마 되돌아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아무리 훌륭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잊고 지낸다면 미래를 위한 단단한 초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이든 영상이든 이런 기획은 계속 되어야 한다. 자꾸 환기시키고 알려도 부족하지 않은,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우리네 역사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