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은 밤 닷쿠 & 다카치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미오. 통금 시간이 저녁 여섯시지만 먼 친척뻘의 집안 행사에 참가한 부모 때문에 귀가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늦은 시간, 아무도 없는 집안의 분위기는 다른 때와 틀리다. 하지만 평소 느낄 수 없었던 무엇을 감지하고 거실에 들어서자 발견한 쓰러진 여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자 옆에 놓여 있는 머리카락 뭉치가 들어 있는 팬티스타킹. 여자와 혐오스러운 이 물건의 정체는 무엇일까.

 

통금 시간이 여섯시일 정도이고, 직업이 교사인 부모 밑에서 엄격하게 자란 대학생 미오. 오랜 시간 완고한 부모를 설득해서 미국에 있는 친구 레이첼의 도움으로 한 달간 홈스테이를 가게 되었다. 친구들과 환송회를 끝내고 들어 온 그녀는 거실에서 발견된 여자 때문에 자칫 미국으로 갈 수 없게 됨을 느끼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

 

닷쿠 & 다카치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평범한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면서 사건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해나가는 이야기다. 음주와 숙취를 동반한 본격 미스터리라고 해야 하나. 형사나 탐정이 등장하지 않고 평범한 대학생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체여서 보다 쉽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경찰들 저리가라 할 만큼 추리 실력을 뽐내는 닷쿠와 다카치는 사건을 보는 시선도 남다르다. 거기에 보안선배라고 불리는 대학생은 이들의 든든한 보조 역할을 담당한다.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내력은 잘 모르겠다. 평범한 대학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들만의 매력으로 똘똘 뭉친 대학생들의 패기로 가끔 엉뚱한 추리를 내놓을 때도 있다. 상상에 의해 추론된 결과물이어도 생각보다 날카롭고 정교해서 납득이 되기도 한다.

 

국내에 소개된 지 얼마 안 된 작가라 얼마만큼의 매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을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시마다 소지를 등에 업고(?) SF와 미스터리가 결합된 작품을 주로 쓴다는데 신본격의 또 다른 작가를 만나게 된 것 같아서 반갑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본격물이다. 그동안 외면 아닌 외면을 했었는데 본격물을 많이 좋아하지 않아도 즐기기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대학생이라는 이름이 주는 풋풋함을 무기로 무장한 본격청춘미스터리. 보안선배를 떠올리면 청춘과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분명 청춘과 너무 잘 어울리는 대학생 닷쿠와 다카치를 주인공으로 시리즈의 시작을 훌륭하게 끊었으니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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