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 로렌스 곽, 평화를 만드는 사람 행동하는 멘토 1
곽은경.백창화 지음 / 남해의봄날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로렌스 곽.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연대활동가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누군지 잘 모른다. 처음 알게 된 건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읽은 인터뷰 기사였다. ‘대단하다라는 말 이외에 다른 말을 찾기 힘들 정도로 그녀의 삶은 정말 치열하고 열렬했다. 오랜 시간 국제NGO활동의 경력이 말해주듯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었던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인도의 신분제도인 카스트. 4계급으로 나뉜 카스트에 어느 계급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달리트라 불리는 불가촉천민이다. 달리트의 비참한 현실은 소설과 다른 매체를 통해 여러 번 접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의 세기는 옅어지지가 않는다. 알면 알수록 점점 강해지는 느낌이다.

 

인도의 달리트만큼 충격으로 다가왔던 나라 마다가스카르. 그 곳에는 책이 없다.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독립하면서 프랑스에 대한 거부 정책의 일환으로 프랑스어로 된 책을 다 태워버렸다고 한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게 정말 가당키나 한 일일까. 읽을 수 있는 책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하는 문맹국가의 현실은 가난과 전쟁으로 얼룩진 비극의 현장만큼이나 충격의 세기는 비슷했다.

 

뉴스로만 짧게 전해들을 수 있는 세계 곳곳 비극의 현장들. 그런 곳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세계 각국에 실상을 알리고, 이것을 논의하고 대책을 세우는 회의를 하게 만드는 게 그녀의 일이다. 단순히 로서 현장을 찾아다니는 일은 힘들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진통제를 하루에 한통씩 비워가며 디스크가 파열된 아픈 허리와 싸워야했고 비행기에서의 혼절도 여러 번. 정말 쉬운 길이 아니었을 텐데 열정 하나만으로 헌신해 온 시간들에 숙연해진다.

 

25살의 젊은 그녀는 가슴이 뛰는 일이 하고 싶어 프랑스로 떠났다. 25년이 흐른 지금은 모든 지위를 내려놓고 스위스 알프스 산 아래의 작은 마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며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모든 일을 내려놓지 못해 아직도 출장길에 자주 오르는 그녀. 긴 시간이든 짧은 시간이든 온 마음과 열정을 다해 최선을 다한 그녀가 참 부러워진다.

 

아직도 진행중이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일어날 비극을 멈출 수 있을까. 완전히 그만두게 할 수는 없어도 고통받는 이들을 보호하고 위로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책에서는 그녀의 업적이나 지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세계 곳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로렌스 곽, 그녀처럼 같이 아파하고 다른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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