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4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시리즈가 시작되었을 때 스티그 라르손을 능가한다는 광고 문구에 낚여 시작했던 몬스 칼렌토프트의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겨울을 시작으로 마지막의 봄까지 사계절 시리즈가 드디어 끝이 났다. 여름편에서의 트라우마로 가을편에서 내내 힘을 잃었던 말린. 기운 없어 보이는 말린에게서 옮은건지 나까지 기운을 잃게 만들어 살짝 미워지기도 했는데 그녀의 정신 바짝 차린 모습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봄의 기운이 가득한 스웨덴 변방의 작은 도시 린셰핑. 말린의 어머니 장례식이 치러지던 중 스토라광장에서 알 수 없는 폭발 사건이 일어난다. 그 사건으로 쌍둥이 여자 아이들이 사망하고 아이들의 엄마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간다. 어머니의 장례식 도중 급히 사건 현장으로 간 말린은 참혹한 광장의 모습에 놀란다. 사건 수사는 정신없이 빠르게 이루어지지만 폭발 사건의 범인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다.

 

열혈형사 말린이 다시 돌아왔다. 가을편에서 힘을 잃고 휘청대던 모습은 사라졌다.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사건을 파고 든다. 형사로서의 직감을 무기로 범인의 희미한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말린은 뼛속부터 형사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동료들에게서도 인정받는 그녀의 직감을 무시해선 안 된다. 말린의 주위를 맴도는 영혼의 존재들도 말린에게 힘을 실어준다.

 

직장에서는 뛰어난 실력으로 승승장구하지만 집안에서는 늘 불안한 나날들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 토베의 속은 알 길이 없다. 살얼음판 같았던 얀네와의 관계는 끝이 보이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는 말린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지만 쉽게 꺼내질 못한다. 말린의 가정사와 애정관계가 조용해지고 행복할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인간의 탐욕이란 정말 끝이 없다. 그 탐욕으로 인해 생기는 희생들은 가혹하기만 한데 끝없이 욕망을 갈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작가는 시리즈를 거듭하는 내내 인간의 고독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다. 고독이란게 대관절 뭐길래 인간을 이렇게 벼랑 끝에 서게 하는지 모르겠다. 스스로가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악의 구렁텅이로 내몰리는걸 알면서도 그들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전편들보다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사계절의 풍경과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은 대단하다. 장르소설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문학적 깊이 또한 상당하다. 빠르게 읽히거나 뛰어난 반전이 있는건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끝난다는게 그저 아쉽기만 하다. 밀레니엄을 쓴 스티그 라르손의 빈자리를 단단하게 채워줄만한 시리즈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저조한 판매량과 독자들의 외면으로 몬스 칼렌토프트 작가를 다시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살인의 사계절 외전격인 마리아 무르발의 사건도 참 보고 싶었는데... 아쉽고 섭섭해서 헛헛해진 이 마음을 무엇으로 달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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