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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아들 1 - 마녀의 복수 ㅣ 일곱 번째 아들 1
조셉 딜레이니 지음, 김옥수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가난한 농부의 일곱번째 아들로 태어난 토머스. 어머니의 권유로 유령사냥꾼의 도제가 되기로 한다. 카운티 최고의 유령사냥꾼 그레고리와 함께 떠나고, 유령사냥꾼이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시작한다. 그레고리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도제들과 달리 토머스에겐 조금 특별한 능력이 있다. 사람들이 볼 수 없는걸 보고, 들을 수 없는 걸 들을 수 있는 능력. 그 능력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어둠의 존재로부터 공포를 느끼며 커왔는데 이젠 그 존재들과 싸워야하는 유령사냥꾼이 되는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시작부터 두렵고 무시무시하기만 한데 토머스는 과연 카운티 최고의 유령사냥꾼이 될 수 있을까?
일곱번째 아들, 좀 독특한 제목의 책이다. 일곱번째 아들이 낳은 일곱번째 아들 토머스가 유령사냥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책. 어울려 보이지 않는 호러와 판타지의 조합이라는 생소하지만 신선함에 끌려서 보게 되었다.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 예정이라는 소릴 듣고는 탄탄한 원작일 것 같은 믿음도 생겼고.
호러보다는 판타지물에 더 가까워 보인다. 어두워진 뒤에는 절대 읽지 말라는 추천사가 제일 눈에 띄었는데 호러는 글쎄. 어린 소년이 그 나이에 겪을 수 있는 공포는 딱 그 정도인건지 모르겠지만. 호러는 별로였어도 판타지는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판타지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무난하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판타지적 요소들은 소설 속의 장치들이지만 사람들이 품고 있는 판타지에 대한 환상을 무리없이 충족시켜 준다. 어설픈 실력으로 판타지에 대한 환상을 무참히 깨버리는 소설들도 많으니 이 정도면 훌륭하다.
작가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흥미로웠다. 하나의 메모로 시작했지만 각종 민담과 신화들을 섞어 판타지를 완성시켰다. 게다가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담으로 호러를 더 했다. 호러는 덜 했지만 판타지와의 절묘한 이 조합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없다. 그래서 더 특별하고 신선하게 읽혔던거다.
초보라지만 전혀 초보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토머스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어쩌면 유령사냥꾼이 되기 위한 자질을 이미 갖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리지만 침착하고 용기 낼 줄 아는 아이 토머스가 다음편에선 어떤 어둠의 존재들을 만나 어떤 모습으로 거듭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열여섯권 분량의 시리즈로 완성되었다고 하니 긴 여정이 될 건 분명하지만 그만큼 독자들에게 많을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 아닐까. 가벼운 마음으로 시리즈의 첫번째를 즐겼으니 토머스와의 다음 만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