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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510/pimg_788327108852548.jpg)
신기한 오드 아이를 가진 소녀의 사진을 표지로 한 책. 오드 아이가 너무 신기해서 입소문이 퍼지기도 전에 사놓고 책장에 꽂아뒀던 책이었다. 작년 여름,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를 너무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밥 먹으러 시댁 식구들과 같이 타고 가는 불편한 차 안에서도 내려놓지 못했던 그 책, <제노사이드>와 비교되는 얘기들이 많아 너무 궁금했었다. 그렇지만 읽을 책들이 밀려 이제서야 느즈막히 만나 본 <궁극의 아이>.
세계적인 거물인 나다니엘 밀스타인의 살해 사건이 터지고 FBI요원 사이먼에게 한 통의 편지가 배달 된다. 발신일이 십년전 오늘로 찍힌 편지에는 의미심장한 말이 써있다. 장난이라고 여겼던 편지에 써있던 일이 사이먼의 눈 앞에 실제로 벌어지자 편지를 보낸 신가야라는 인물을 찾게 된다. 신가야를 만나기 위해 엘리스를 찾으러 갔지만 그녀가 전한 뜻밖의 사실은 신가야가 10년 전에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들며 전 세계를 무대로 정신없이 이야기는 흘러간다. 실제 일어났었던 9.11테러사건과 묘하게 맞물린 모든 사건들은 허구지만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어디 있을법한 허구의 이야기들을 사실처럼 믿게 만드는건 작가의 능력이다. 미래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태어난 신가야라던가, 그림자 정부를 대표하는 인물들에 대한 묘사들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시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사실처럼 느껴져 섬뜩해지기도 한다.
신가야와 엘리스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 이야기들은 거미줄처럼 서로 엉켜 복잡한 모양을 이룬다. 하지만 산만하지도 않고 정확히 보여줄 만큼만 보여주면서 책을 덮을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국내 소설이지만 한국적인 분위기는 전혀 찾을 수 없었고,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을 정도의 탄탄한 스토리에는 감동까지 받았다.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쓸 때 난감한 경우가 더러 있다. 너무 재미가 없어서 할 말이 없거나, 너무 재미 있게 읽었는데 무슨 말부터 해야될지 앞이 깜깜해질때. <궁극의 아이>는 후자의 경우다. 평일 늦은 밤에 이 책을 들지 말았어야 했다. 뛰어난 몰입감과 속도감으로 나를 사로잡아 새벽을 꼬박 지새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새벽잠이 쏟아지는줄도 모르고 책 읽다 밤을 지새운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스토리면 스토리, 인물이면 인물 무엇 하나 흠 잡을 곳 없이 탄탄하게 쓰여진 이 책에 대해 더이상 할 말이 무엇이 있을까. 그냥 닥치고 읽어 보세요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