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가 불야성 시리즈 2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불야성>의 2년 후, 신주쿠 가부키초. 중국계 마피아들이 아슬아슬 위태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날, 양웨이민이 몰래 키운 킬러 궈추성에게 추이후의 심복 장다오밍을 살해할 것을 지시하고, 추이후는 장다오밍의 살해 사건을 전직 경찰이었던 타키자와에게 범인을 잡아올 것을 명령한다.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떠나려 했지만 양웨이민은 궈추성에게 추훙의 여자인 러지아리의 보디가드 일을 맡긴다. 타키자와는 같이 살던 쭝잉의 부탁으로 인민해방전선의 셰위안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불야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류젠이는 <진혼가>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잠깐씩 등장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를 폭발시키며 전편보다 더 쎄진 모습으로 돌아와 궈추성과 타키자와를 쥐락펴락한다. 지옥보다 더 한 가부키초의 뒷골목에서 살아 남기 위해 또는 돈을 갖기 위해 또는 사랑을 위해 악을 쓰며 열심히 버텨보지만 그 곳에서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보여줄 뿐이다.  

 

이보다 더 비열하고 잔혹할 수 있을까 했던 <불야성>이 우스워질 정도로 더 쎄져서 돌아왔다. 류젠이보다 매력이 덜한 두 주인공의 헛질에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따지고 보면 불야성 삼부작의 마지막 <장한가>를 위한 서막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진혼가>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인물은 류젠이니까 말이다. 전편보다 더욱 더 비겁하고 악랄해진 류젠이가 왜 그렇게 반갑던지... 아무래도 불야성 시리즈에 제대로 빠진 듯 싶다. 한 층 더 높아진 수위와 훨씬 늘어난 죽음의 숫자에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이것은 하드보일드 느와르니까!!! 그것만의 매력으로 푹 빠져 읽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복수심에 불타 오르는 류젠이가 다음편에선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오랜 시간 비밀리에 진행해온 계획들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을지, 류젠이의 완벽한 복수는 이루어질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 세상에 더 없을 나쁜놈이지만 소설의 주인공이라 그런지 자꾸 류젠이 편을 들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걸까. 류젠이보다 더 독하고 나쁜 놈들은 불야성 시리즈에 널리고 널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마지막 한 편을 남겨놓고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겠지만 긴 시간 잘 견뎌내고 얼른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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