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추억 -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진실과 오해
최상규 지음 / 청어람M&B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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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DNA 유전자 감식법을 최초로 도입한 최성규 박사의 책이 새로 나왔다. 어느 책에선가 국내 DNA 유전자 감식 기법이 세계 우수의 여러 나라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수준이라는 글을 봤었다. 유전자 감식 기법을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의 노력과 땀 덕분에 세계적인 수준까지의 눈부신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범죄 현장의 사례들을 다룬 책들은 여러권 만나 보았지만 DNA 유전자 감식 기법을 통한 사례들이 궁금해졌다.

 

언제부터인지 관심을 갖고 챙겨보는 책들 중에 하나가 법의학 관련된 책들이다. 누구의 말처럼 범죄 현장은 다양한 학문이 만나 새로운 이론이 생기는 통섭의 장으로서 많은 분야의 지식과 경험들이 필요하다. 범죄 현장을 얘기하는 많은 분야들 중에서도 유전자감식기법은 제일 중요하다. 아주 소량의 증거물로도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을 주는건 물론이고, 범인을 유추해내는데 유전자만한 증거물이 없기 때문이다. 정황증거만 가지고 범죄를 수사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유전자 감식 기법으로 범인 검거가 쉬워지는 한편, 유전자 자료 은행을 통해 범죄 해결의 가치 있는 자료로도 쓰일 수 있다. 

 

1992년 5월, 의정부에서 발생한 어린이 강간 추행 사건을 해결한 것을 최초로 DNA 유전자 감식 기법은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유전자 감식 기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혈액형 감식 기법으로 범인을 찾는데 노력했다. 하지만 혈액형만으로 범죄 현장에서의 수사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증거물을 감정해도 거의 대부분은 범인의 자백을 토대로 사건을 해결하는게 비일비재 했다.

 

이 책에서도 화성 부녀자 연쇄 살인 사건이 나온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흥행도 했었고, 국내 법의학 관련 책들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사건들 중 하나인 것 같다. 공소시효도 이미 지났지만 그쪽 계통에 계신 분들은 많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수많은 인력 투입과 장기간 수사를 했지만 범인에 대한 그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한채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사건. 저자는 9차, 10차 사건에서 직접 수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국내에 아직 유전자 감식 기법을 도입하지 못한 시기라 옆나라 일본으로 여러 차례 오가면서 범인 검거를 위해 노력했지만 최후의 보루였던 DNA마저 일치하지 않아 범인 검거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유전자 자료가 남아 있으니 나중에라도 범인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

 

다른 책들보다 얇은 종이로 페이지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페이지마다 꽉꽉 찬 편집때문에 다 읽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하지만 어렵게 다가오는 유전자 감식 기법을 많은 사례들을 통해 보다 접근하기 쉬웠다. 미드를 통해 익숙한 부분이기도 했지만 국내에서의 활동이 많이 궁금하던 차에 알게된 책이라 그런지 빨리 읽혔다. 다만 많이 볼 수 없었던 2000년대 이후의 사례들과 곳곳에 눈에 띄던 오타들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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