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프다 - 김영미 세계 분쟁 전문 PD의 휴먼 다큐 에세이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분쟁 지역만 돌아다니며 다큐를 찍는 김영미 피디. <세계는 왜 싸우는가>를 보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자의 몸으로 홀로 분쟁 지역을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텐데 촬영하느라 취재하느라 정신 없어 위험에 빠진 것도 부지기수. 웬만한 열정이 아니고서야 그런 일을 해낼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나온줄 모르고 있었는데 네이버 오늘의 책에 소개된걸 보고 읽어 보았다.  

 

저자가 전쟁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나라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를 취재하며 쓴 에세이집이다. 아프카니스탄에서는 주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라크에서는 전쟁 중의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집에서 기르는 개만도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프카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에 울컥 화도 났고 갑작스런 폭격으로 가족들을 잃고 미쳐버린 이라크에서의 어떤 아버지의 이야기를 보고선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덤덤하게 써내려가는 이야기가 내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누가 누구를 공격해서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사망했고 자살테러, 미사일 폭격 등 그런 뉴스나 신문으로 접했던 분쟁 지역의 이야기들은 솔직히 피부에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다. 정치적인 이슈를 쫓기 보단 절망적인 그들의 삶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현재 내 옆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걸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은 후 뉴스에서 시리아 소식을 전하던 짧은 영상을 보게 되었다. 엄마의 죽음에 울부짖던 소년이 너무 안타까워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몇 초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무심코 지나쳤을 장면이 이 책을 읽은 후라 그런지 참혹한 전쟁의 그늘에서 살고 있는 그들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가슴 속에서 뜨거운게 솟아올라 울컥했던 것 같다.

 

사람은 아프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아프다는 말로 전부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더 아픈 사람들도 있다. 저자가 목숨 걸고 취재 다니는 분쟁 지역의 사람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났고 가족과 재산 모든걸 잃었지만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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