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의 꿀
렌조 미키히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전작 '회귀천 정사'로 만났었던 작가이다. 나와 코드가 맞질 않았던건지 그동안 활발하게 읽던 일본 소설을 작가의 소설때문에 한동안 멀리 했었다. 일본 소설을 멀리하게 된 이유가 꼭 작가나 소설때문만은 아니었지만 분명한건 '회귀천 정사' 이후 일본 소설을 뜸하게 읽었다는 것이다. 전작에서 많은 실망을 했지만 이번에는 유괴 소설이라는 말에 살짝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카나코에게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케이코가 있다. 남편과의 이혼 뒤 인쇄소를 운영하는 친정집에 같이 살게 되면서 인쇄소 직원인 카와타와 친하게 지내게 된다. 어느 날 카나코는 아들 케이코가 유치원에서 벌에 쏘였다는 전화를 받은 뒤 카와타와 함께 유치원으로 달려가지만 유치원 선생은 카나코가 케이코를 벌써 데리고 갔다는 엉뚱한 말만 한다. 아이가 유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유괴범은 전화 통화에서 아이의 몸값을 요구하지 않는다. 더불어 자신이 아이의 아빠라고 우기며 사람들을 큰 혼란에 빠트린다.

 

이상한 점 투성인 케이코의 유괴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다. 거듭되는 사건과 반전 속에서 용의자를 추려내는건 어렵지 않았지만 추려낸 용의자가 내 예상을 빗나가는 것도 거듭된다. 범인이 누군지 궁금해 책장도 쉽게 넘어가는 편이지만 중반 이후 늘어지는 속도감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인 재미면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장르가 장르인만큼 늘어지는 속도감은 읽는 재미를 반감시켰다. 쓸데없고 너무 작위적인 후반부 100페이지 정도의 이야기에서는 적지 않은 실망도 했었다. 팜므 파탈이라고 소개하는 등장 인물은 여왕벌이라는 상징 외엔 치명적인 매력을 느끼기까지는 캐릭터가 약해 보였다.  

 

결국에는 나에게 나쁜 점만 보이는 소설이였나보다. 딱 중반부까지만 좋았던 소설. 일본 소설을 또 멀리할 것만 같은 느낌도 들긴 하지만 요즘엔 워낙 좋은 일본 소설들도 많으니 많은 실망은 하지 말아야겠다. 나와 코드가 잘 맞는 작가는 아니지만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으로 작가와 다시 만났으면 하는 바램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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