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타살의 흔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법의관들.강신몽 지음 / 시공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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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미국 수사물 드라마가 인기였을때(지금도 변함없지만..) 그 드라마들을 보며 법의관들은 나에게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되곤 했었다. 물론 그 드라마들을 열심히 챙겨보는 열혈 시청자이기도 했고, 정말 사소한 증거 하나가 살인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때의 그 짜릿함과 통쾌함이 좋았던 것 같다. 외국 수사물 드라마들을 좋아하게 되니 자연스레 국내 법의관들에게도 관심도 생기게 되었다. 증거들을 하나 하나 분석하여 범인을 잡는 드라마 속의 모습들이 국내 법의관들의 모습과 별반 틀리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그게 아니었나 보다.

 

부검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증거는 중요하다. 하지만 사망 당시 현장에서의 증거들도 무척 중요한데 아직 우리 나라는 수사기관과 법의의사가 분리되어 있어 검시 제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서로 밀접하게 사건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다 한들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드라마일뿐이지만 미국이란 나라가 참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법의관의 시선에서 풀어낸다. 아무래도 많이 알려진 사건들을 위주로 법의학에 대해 풀어내다보니 나같은 일반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틈틈히 법의학 교실이라는 챕터를 넣어 보다 전문적인 법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중국 쓰촨성 지진 이야기를 하던 작가가 이런 얘기를 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크게 문제가 된 사례는 없지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화학 공장이니 핵시설과 같은 위험시설이 파괴되어 막대한 피해가 초래될 경우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책이 나왔을때가 2010년이니까 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나온 책이다. 마치 그 지진을 예언한 듯한 말에 소름이 돋았다. 지진이 일어나고 사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원인 중 제일 흥미로웠던건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구조된 아이가 병원으로 이송을 준비하던중 사망한 사건이었다. 무거운 건물 더미에 압박되어 있던 신체의 혈류가 구조된 후 다시 흐르게 되면서 갑자기 사망에 이르는 크러시증후군. 건물 더미에 깔려 사망하는 것만 생각했던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법의학에 관한 책이니 어려울거야라고 생각했던 내게 추리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읽혔던 책이다. 많지는 않지만 법의학에 대해 다룬 다른 책도 찾아 봐야겠다. 여담이지만 종종 시체 사진이 등장하는데 흑백의 전자책 리더기라 참 다행스럽더라.

 

 

page.18 (전자책 기준)

부검이 끝난 시체는 부검 전보다 아름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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