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 - 2023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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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은 한국 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상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아나키즘의 아버지 정도로 여겨질 사람이 있다면 러시아의 귀족 출신이 미하엘 바쿠닌이 될 것이다.

그런데 미하일 바쿠닌은 살아 생전 동안 많은 저작을 남기지 않았고, 남긴 저작들은 대중을 위한 저작이 아니라 자신이 활동하는 단체를 위한 글들이거나 출판되지 않은 것들이었다고 한다. 미하일 바쿠닌보다는 표트르 크로포트킨이 그의 자서전 및 청년에게 고함’, ‘만물은 서로 돕는다.’ ‘아나키즘’, ‘ 빵의 쟁취등의 저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아나키즘을 정교한 이론으로 완성시킨 사람이 크로포트킨이기 때문에 그의 저작들은 참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크로포트킨에게 영향을 주고, 그의 이론이 완성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된 사람이 미하일 바쿠닌이다.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라고 번역을 하는데,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에서 바쿠닌을 보면 국가와 정부에 대한 거부를 읽을 수 있다. 그렇기에 무정부주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무정부라기 보다는 무강권에 가까운 것이 아나키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국가와 정부가 없이 어떻게 사회가 유지되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지만, 바쿠닌은 지역의 연대를 주장하는데, 간접 대의 민주주의가 아닌 직접 민주주의로 된 집단이 다른 집단과 연대를 통해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크로포트킨의 주장이다. 대략 인구 5만 이하의 도시라면 충분히 직접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

크로프트킨과 바쿠닌은 러시아 귀족 출신이다. 크로포트킨은 대귀족 출신이고, 바쿠닌은 중간 정도의 귀족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에서 바쿠닌의 집안에서 소유한 농노가 2천명이나 되었다. 당시 미국은 한 집안이 20명 미만의 노예를 소유했다고 하는데, 러시아에서는 천명 이상의 농노를 소유한 귀족이 흔했다고 한다.

중간 정도의 귀족인 바쿠닌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혁명가가 되지 않았다면 평생 호의호식하며 편안하게 살았을 것이지만, 그는 자신의 안락한 세상을 박차고 나가 고통을 감내하는 혁명가가 된다. 어떤 사람들은 권력을 쥐어 고난했던 시절의 보상을 바라기도 하지만, 바쿠닌이 지향한 혁명은 결코 권력을 한 사람이나 소수가 가지는 그러한 혁명이 아니었다. 모두가 자유롭게 되는 세상을 꿈꾼 바쿠닌이었다.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47세 이전 바쿠닌이 시베리아를 탈출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세상을 더 알아가고자 하는 청년 바쿠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안락한 세계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삶에 대해 사회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여기 저기서 공부를 하고 그리고 노동자와 시민들이 일으킨 혁명에 참가한다. 그 때까지는 착취와 피착취의 모순 된 세상을 바꿔보려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바쿠닌이 존재했다면 시베리아를 탈출하고부터는 아나키즘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단계로 간다.

바쿠닌의 아나키즘 사상을 잘 드러내 보이기 위해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와 사상과 대비해서 비교해주곤 한다.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읽다보면 마르크스의 생각과 사상도 바쿠닌과의 논쟁을 통해 바뀌어 가고, 바쿠닌도 마르크스와 논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며 완성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전 세계의 반을 공산주의 사회로 만든 원조로서 마르크스 때문에 마르크스가 훨씬 잘 알려져 있지만, 19세기 혁명의 시기에는 바쿠닌이 마르크스보다 훨씬 인지도가 있고, 영향력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가 지향한 사회는 모두가 평등한 사회였다. 어느 누구도 권력을 쥐고 타인을 강제하지 못하는 사회였다. 자신의 집에 농노 2천명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귀족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사람이 권력이 아니라 수평적인 자유 평등을 지향할 수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은 인류 역사에서 숭고한 한 혁명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가고 있다. 후반부는 마르크스의 사상과 생각과 비교하여 그들의 미래에 사는 우리가 공산주의 혁명들의 참혹한 결과를 알고 마르크스의 사상을 비판하지만, 바쿠닌은 그 당시 공산주의 혁명이 가져올 문제점을 경고하고 있었다.

저자인 박홍규 교수는 바쿠닌의 인물에 대해 바쿠닌을 비난하는 우익 진영의 사람들이 모진 고문과 시베리아 유형의 고통 후에 바뀐 바쿠닌 얼굴을 초상으로 쓴다고 하면서, 실제 젊은 바쿠닌은 아주 큰 키에 잘 생긴 청년이었다고 말하는데, 바쿠닌의 인물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포근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올 때 정말 가슴이 아프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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