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쁨과 슬픔
곽명규 지음 / 금사과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첫 작품을 읽을 땐 경건해진다. 그가 오래 품은 이야기를 가장 공들여 쓴 것이라, 작가의 정체성이 가장 많이 드러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곽명규 소설가님의 <사랑과 기쁨>이라는 소설집을 읽을 때의 기분이 꼭 그러했다. 어려운 책도 아닌데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는 그런 책을 만났다. 갈피 갈피마다 가공된 게 아닌 진짜 세월과 시간과 추억이 무겁게 들어있는 단편들로 가득찼다. 자신의 이야기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보편적으로 다룰 수 있는가가 소설가로서의 성공여부를 재는 것이라면 이 책은 아직은 분명 '성공한 이야기꾼'의 책이 아니다. 서투르고 수줍지만 마음에 오랜 여운이 남는 첫사랑같은 책, 그러나 노작가의 삶의 연륜과 깊이가 녹아있어 상처에 대한 치유력이 있는 책이다. 여기 실린 단편들을 하나씩 읽으면서 자신의 과거와 화해할 수 있을 것이다. '괜찮아'라고 말하는 엄마의 약손이 어루만지고 간듯 읽고나면 따뜻한 미소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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