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여행 가자 - 아들,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서다
박상준 지음 / 앨리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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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자 마자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내 전화를 받자 걱정스런 목소리로 “왜 그래? 무슨 일 있어?”라고 했다.
그만큼, 나는 엄마한테 전화하기조차 소홀했던 것이다.
뜨끔했다.

이 책에 나오는 아들은, 어느 날 엄마가 엉엉 울어버리는 모습을 보고서, 엄마를 위해서 무언가 해주어야겠다고 결심한다. 엄마가 무얼 좋아하나 고민하다가, 엄마는 자식인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택한 방법은 엄마와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여행 작가이면서 장롱면허만 갖고 있을 뿐 운전도 못하는 그는, 그걸 핑계 삼아 엄마한테 운전대를 맡기고 엄마와 취재를 핑계 삼은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집 앞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범위를 넓혀 나가는, 엄마와 아들의 여행의 기록이다.
엄마와 아들은 서로 타박하기도 하고, 서로 마음 상해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아들은 엄마에 대해 실은 잘 몰랐구나, 깨닫는다. 아마 엄마도 그렇지 않았을까.
그렇게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늘 아무렇지도 않게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엄마. 세상에서 가장 편한 사람.
그 사람이 울어줘서, 다행이었다고 지은이는 나중에 쓴다.
그래서 엄마랑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
뜨끈했다.

세상엔 엄마와 자식이라고 해서 다 좋은 관계만 있는 건 아닐 거다.
나도 그렇다. 엄마와 관계가 그렇게 편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엄마다.
엄마랑 얘기해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나도 엄마랑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엄마에게 같이 여행가자고 해볼 마음이 들었다.

이 작은 책이 내 마음을 그렇게 흔들어놓았다.
추천사 그대로, 참으로 뜨끔하고 뜨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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