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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 - 19세기 여성 여행가 세계를 향한 금지된 열정을 품다
이블린 케이 지음, 류제선 옮김 / 바움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엔 책이 너무 두꺼워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읽어내려가니 책장은 생각보다 아주 쉽게 넘어가고 여행, 로맨스등이 옆에서 이야기하듯 들려주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여성이 있는 줄 몰랐다.
조선도 여행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고종황제도 만나고 명성황후도 만나고 한강주변과 금강산도 여행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녀의 가족과 주변인물들과 환경에 관한 내용, 그리고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의 편지글 소개로 자세히 설명해 준다. 그래서 이해가 쉬웠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하와이, 일본, 시나이 반도, 페르시아, 티벳, 한국, 중국, 러시아...
그녀와 함께 흥미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여동생 헨리에타와의 관계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작가는 마음의 안식처, 여행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그런 존재. 언제든지 돌아가 쉴 수 있는 그런 곳, 위안자가 필요함을 많이 강조한다.
그런데도 많이 이기적이란 느낌도 들었다.
하와이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 도취되어 감탄으로도 부족한 표현을 하며 동생까지 오라하면서 막상 온다니 거짓말을 해가며 못오게 하는 모습에서 너무나 이기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해는 되지만.. 물론 책을 다 읽고나니 젊었을 때의 열정의 이기라고나 할까.. 이해하는 폭이 커지긴 한다.
짐과의 사랑은 그렇게 잘 표현되지 않았다. 로맨스부분을 다루었다고는 하나 공감가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그냥 자신을 잘 절제하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사랑하는 동생 헨리에타의 죽음과 존 비숍과의 결혼과 그의 죽음은 항상 자신을 돌봐주고 들어주어야 하는 이를 필요로 했는데, 이 두과정을 겪으면서 혼자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페르시아, 티벳쪽으로의 다시 시작된 여행을 통해서는 왠지 거부감이 생겼다.
너무 선교적인 느낌이랄까...
자신의 저서에서는 문명이 아닌 문화적인 접근이라는데, 청중들에게 하는 설교는 야만, 부패, 타락등의 표현으로 문화적, 종교(이슬람, 불교)적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중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그전까지 읽을 때는 그녀의 객관성과 관찰성에 놀랐는데, 이때부터는 객관성이 빠진 느낌이었다.
한국부분은 예민하게 읽기 시작했다. 열강들에 둘러쌓여 있는 그 시대이니..
이 부분에서 알게 된 것이 "여보"이다. 이것이 "여기 좀 보라"란 뜻이란 것을 처음 알았다.
명성황후의 비참한 소식을 전해 듣고 바로 달려와서 사태를 지켜보았고, 외교적 협상이 지지부진하여 그냥 떠났지만 [한국(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살림(1994),집문당(2000)]이란 책으로 정치 사회적 변화의 내용을 실었다니 읽고 싶어진다.
책을 덮으면서 일기로 기록하고 편지글을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다시 한번 느꼈다.
도전!
읽어보고 함께 토론해 볼 만한 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