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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평전 1 (양장) - 일세를 풍미하는 완당바람, 학고재신서 31
유홍준 지음 / 학고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유홍준 교수의 "완당평전 1"을 읽다.

추사 김정희의 초상화를 보고 놀라다. 이름만큼 말쑥한 모습이려니 했는데, 그의 가문만큼이나 권문세가의 대감 같은 모습이다. 완고하고 심술궂을 듯한. 

소설 "상도"에서 중국 사신 대열에 합류하여 옹방강과 완연을 만나 제자가 되는 모습(난을 그리며...)을 보며 신기해하였는데, 그 이상으로 사귐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다. 그 많은 서신이며 책의 교환들.

"완당평전 1"에서는 언젠가 어릴 적 보았던 추사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말년에 이르러서야 (제주도 귀양생활 중) 그 모습을 보이는가. 아마 그 추사체라는 것도 상상과 다를 듯. 부인에게 보낸 서찰에서 보이는 한글서체는 너무나 흘림이라 읽기 어렵다. 다들 그런식으로 한글을 썼던가.

 유홍준 교수는 완당의 학문과 사귐, 서체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는데, 아직 큰 감동이나 감흥은 없다. 완당은 무엇을 추구했던가. (2002.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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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생태학을 위하여
김욱동 지음 / 민음사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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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김욱동의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를 읽다.

오랜만에 코모너의 '원은 닫혀야 한다'의 유명한 구절을 만난다.

"생태원칙의 네 가지. 첫째, 모든 생물은 다른 모든 생물과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 둘째, 모든 것은 어디론가로 자리를 옮길 뿐 이 세계에서 없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셋째, 자연이 좀 더 잘 알고 있다. 넷째,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서 얻어지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김욱동 선생의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소개가 널리 인용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책을 슬슬 넘기다가 보인 환상문학 등에 대한 언급에서 보이는 친화성 때문이기도 했다. 그의 은근한 말투에 지루함 없이 책을 넘길 수 있었고, 곳곳에 나오는 철학적 내용에 잠시 쉬어갈 수도 있었다. 시인과 소설가들(김지하, 정현종, 문정희, 밀란 쿤데라, 조세희, 김원일, 한승원...)의 글을 읽어주는 재미도 있었고, 희/비극을 다루며 우리나라의 탈춞 등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복합성과 다양성, 유연성과 적응성, 균형과 조화, 겸손과 인내, 필연성, 생물학적 가치에 대한 존중, 왕성한 생산력과 생식력, 상대성 등)도 생각할 꺼리를 많이 주었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스머프처럼, 조화로움을 바탕으로 하는 문학도...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설명도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폭발성이 없다. 그의 이름에서 기대하고, 내가 풀어야 할 어떤 연결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02.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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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식자 동문선 문예신서 201
미셸 세르 지음, 김웅권 옮김 / 동문선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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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고, 잠자는 데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짐승이 되는 데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소란 속에 머리를 그대로 처박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질서와 키탄질 속에 안정되게 정착하는 것이다. 우리는 폭발의 위험에 대비해 감각과 본능을 상당히 잘 갖추고 있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질서에 의해 박탈당하고, 혹은 졸음 앞에서 규칙과 조화에 의해 박탈당한다.(p208)

그가 글을 쓰듯이, 카드놀이에서의 카드의 배분에 관해, 우연의 모습들이 지닌 검고 어두운 이면에 관해 글을 써보라. 당신이 당신의 게임과 악보를 감추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이면-표면에 관해 글을 써보라. 우연, 무질서, 소음과 반대 방향으로, 당신의 있는 그대로의 적나라하고 고유한 상황들과 반대 방향으로, 타자를 위해 그리고 타자와 함께 조화-음악을 계속해서 작곡해 보라. (p218)

구름의 흩어짐, 나뭇잎의 떨어짐, 어둠의 침입, 여명, 빗방울, 물빛, 작은 곤충의 움직임, 새의 날개짓... 등에 무언가를 대입한다. 자연의 흐름 혹은 동물들에 비유하는, 물리,화학,생태학 등에 환원하는 것만은 아니다. 카드 배분처럼 우연한 것들에 무언가를 던져 넣는 것. 그럼에도 밝혀질 비밀과의 접속을 기대하는 것. 다른 기차로 갈아타기. 외부의 기차-계열, 허나 내 안에서 아우성치고 있는 안전장치.

모터들, 기계들, 거대 공장, 미디어, 도로와 철도... 인간의 육체를 연장하고 뛰어넘고 대체해버리는 모든 것. 에너지의 전환과 투입, 폐에너지의 방출, 서비스와 편의, 정보의 지식, 기획으로 살아가기. 폐허 직전의 화려한 도시 공간의 확대. 집적. 모자람에 대한 공포. 남겨진 것 혹은 희귀한 것에 대한 갈망. 탈출.

기식자는 열을 자극하는 자이다 (p305). 항상 비켜 물러났다가 비켜 치는 것이다. 다양한 부문과 약한 고리라는 은유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항상 사선이다.

공간이든 역사든외부의 중심. 있거나 혹은 없거나 하는 비어있는 공간. 그 곳에서의 거리. team이 되기 위해 상황에 따라 바뀌는 외부의 중심에게 주어 버린다. 내 안에 들어온 중심. 그럼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200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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