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 (반양장)
E.H.곰브리치 지음, 백승길 외 옮김 / 예경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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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온 책이기에 다시 들춰볼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림을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기에 저자의 설명을 다시 반추해볼 기회는 없을 지도. 미술가들이 미술사를 만들어간다 했는데 이미 알고 있던 이름 외에 특별히 기억나는 미술가 이름도 없다. 그래도 한켠에 쌓인 찌거기가 치워진 느낌. 다행이다. 좋은 책을 만나서. 그 두꺼운 책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어서.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은 어떠한 것인가.

아마, 매우 어려운 질문. 원근법은 그림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지만(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는 그림 뒤편에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그 정해진 규칙(사람이나 사물의 길이가 짧아보이거나 작게 보이는...)을 따르다보면, 우리가 무의식 중에 사물을 보는 양식과 상충되곤 한다. 이를 조화되게 만들어보려 하면 (중용한 사람이 두드러지고 완전하게) 그림의 구성이 단순해지거나 유치해질 수 있다고 한다. 소묘(음영)와 색(빛깔)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음영은 지금껏 특정 공간 안에서 의도적으로 배치되었다. 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안에서 만들어진 공식들은 가짜를 만들어낸다.

사진과의 차이라는 점(이제 초상화를 그리기보단 가족과 개인 사진을 찍고 풍경화보다는 풍경 사진이 더 아름다워지고, 기본적으로 더 사실적이라 여겨지고)에서 회화의 위치가 새로워지나, 기존의 업적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사진처럼 사실적이었나? 추상미술이 나타난다. 서예처럼 온 몸을 감아오는 감정과 느낌(그리고 이상)을 담아 그려내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인가, 미술가만이 내적 분출을 담아내는 것인가. (200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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