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없는 세상 - 제6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쉽게 읽히는 책이다.

그렇다고 가슴에 여운이 깊에 남지도않고,

그냥 이제 스무살이 되는 누군가와 잠깐동안 통화를 한 느낌이다.

재미없지않은 얘기를 물흐르듯 쉽게쉽게 들어주고 수화기를 내려놓음과 동시에 기억조차하지않게되는.

동정없는 세상이라고 해서 참 우울하고 서글픈 내용일줄알았다.

동정이 그 동정이 아니란것도 몰랐고 표지에 그려진 두루마리휴지의 실루엣은 방금 보고서야 알았다.

섹스를 소재로 삼으려면 조금 더 진지하게, 혹은 조금더 파격적으로 그릴순없을까.

홍상수감독 영화가 지루하다, 너무 일상스럽다해도 이 소설보다는 재미있지않을까싶다.

게다가 더 기분이나쁜것은,

 이 소설을 읽는순간 아주 기분나쁜 과거의 추억하나가 떠올랐기때문이다.

중학교시절 백일장에서 시를 써 상을 타게되었는데  그 시, 10분만에 썼던 시였었다.

난해하지도, 무겁지도않은 읽기쉽고 다분히 중학생다운 그런시였다.

그때는 10분만에 쓴시로 상을 받았다며 자랑처럼 떠벌리고다니고, 실제로 나는 글쓰기에

매우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고 자부했었다.

지금생각하면... 진짜 쪽팔린다. 내 시를 뽑았던 그 심사위원도 어지간히 안목이없는 사람이었을거다.

이 소설을 읽고있는데 자꾸 내가 시를 쓰던 그 때가 생각이난다.

이사람도 분명 나와 같은 심정으로 쓰지않았을까....하는 짐작을 아주 조심스럽게해본다.

만약 그게 맞다면, 지금 저자는 나처럼 쪽팔림에 치를 떨고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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