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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 대중가요를 통해 바라본 우리 시대 이야기
이영미 지음 / 황금가지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놀랍다. 이렇게 재미있고 괜찮은 책에 독자서평이 겨우3개라니.. 많은 분들이 읽으시라~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책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이 책이 재미있을 거라는 예감을 했다. 우선은 그녀가 풀어놓으려는 이야기가 그랬고, 그녀의 말투가 그랬다. 즐겁게 읽으라는 당부처럼 나는 아주 즐겁게 이 책을 읽었다.
새로운 노래와의 만남, 부모님 세대와의 만남.
이 책을 읽은 수확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지금, 내 귀가에서 들리는 노래는 한대수의 '물 좀 주소'이다. 책의 3분의2를 읽어 가던 시점에는 나는 그냥 책만 읽을 수가 없었다. 너무 너무 궁금해서.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를 들어보고 싶었고, 이난영의 간들어지는 목소리도, 우스운 가사의 남성넘버원도. 너무나 들어보고 싶은 노래들이 많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서 거의 모든 노래들을 찾아 들었다. 내가 몰랐던 그 시절의 노래들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지금은 흥얼거리기까지.. 이제 나는 옛날 노래들도 즐, 길,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노래는 가사가 저게 뭐냐.'라고 하시던 아빠의 말씀. 이제는 이해하겠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그 시절 생활이 정서가 녹아 있던 그 절절하던 노래에 비해 요즘 노래는 그렇지 못하니깐, 요즘 노래가 현재의 생활을 반영하지 못한다기 보다는 세상이 너무 풍요로워졌으니깐 그렇게 절절한 이야기가 필요 없으니까.
20대나 40대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40대를 이해하면서, 90년대를 회상하면서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40대는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우리 세대를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튼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