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태언 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왕자'에서 보면 어린왕자가 갈증을 풀어 주는 약을 파는 장사꾼과 만나는 부분이 있다. 거기서 장사꾼은 이 약으로 사람들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자 왕자가 이렇게 생각한다. '나에게 그런 시간이 있으면 맑은 샘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텐데..' 라고.. 책을 읽으면서 계속 이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개발을 하는가.. 개발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개발되지 않았던 라다크 사람들은 천진한 웃음을 웃는데, 왜 우리는 시간에 쫓기어 사람들과 경쟁하고 화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개발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준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사람이다 1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비슷비슷하게 뻔한 내용의 만화를 접하다가 만난 이 만화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강경옥이라는 작가를 믿었지만 이런 숨은 보물이 있을 줄을 몰랐다. 4권 분량의 만화치고는 많은 사건들이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포진해 있다. 사실 미스테리 만화라는 게 조금은 싱겁고, 뻔한 이야기, 아니면 황당한 스토리 전개로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그런데 '두사람이다'는 처음부터 특이한 상황 설정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자신 주위의 두 사람을 경계하라.. 그들이 너를 죽일 것이므로. 처음만 그럴듯하고 끝은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그런 만화가 아니다. 4권 안에 알차게 이야기가 들어 있는 만화.간만에 재미있게 읽었다. 지겨운 순정만화들 사이에서 권태로워 하고 있는 독자라면 '두사람이다'에 손을 뻗어 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소설의 구성 때문이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 2가지 이상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이 되어 있다. 그리고 이 교차된 편집은 어느 순간 하나의 이야기로 맞물리게 된다. 이번 [뇌]는 그러한 그의 편집 능력이 가장 잘 드러난 소설인 것 같다. 하나의 사건의 시점을 중심으로 그 사건의 전과 후가 동시에 그려진다. 이러한 구성은 소설을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하나의 이야기의 중요한 순간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그 궁금증을 가지고 소설을 끝까지 읽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책이라는 텍스트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영화처럼 만날 수 있는 이유이다.

물론 구성만으로 그의 책을 평가할 수는 없다. 내용이 없는 이러한 구성은 독자를 끌어들일 수 없다. 베르나르의 소설의 또 다른 특징은 추리소설과 같은 장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제의 해결이 주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인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뇌]에서는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라는 주제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소설은 한참 재미있게 읽고 나서 허무해지는 그런 소설이 아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바로 시작되는 충격적인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을 풀어 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 작가를 믿으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의 말
박정애 지음 / 한겨레출판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을 접하게 된 건 교양 수업을 들으면서였다. <성과 문학>이라는 과목이었는데, 레포트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었다. 한겨례문학상을 탄 작품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굉장히 지루할지 알았다. 왠지 상을 받은 작품이라면 너무 어렵고 따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글쓴이가 글을 아주 맛깔스럽게 잘 썼기 때문일 것이다. 예지라는 인물이 사는 현대적인 배경의 이야기와 님이라는 인물이 주가 되는 과거의 이야기를 그 시대 상황에 맞게 잘 표현하고 있다. 세상 속에서 여자가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 자신의 삶을 남자에게 맡기고 사는 여성도, 나 홀로 잘났다고 사는 여성도 결코 행복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소설 곳곳에서 나타나는 여성들이 삶을 보면서 어떤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남녀와 관계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재미있고도 허무하지 않은 오랜만에 꽤 괜찮은 소설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 대중가요를 통해 바라본 우리 시대 이야기
이영미 지음 / 황금가지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놀랍다. 이렇게 재미있고 괜찮은 책에 독자서평이 겨우3개라니.. 많은 분들이 읽으시라~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책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이 책이 재미있을 거라는 예감을 했다. 우선은 그녀가 풀어놓으려는 이야기가 그랬고, 그녀의 말투가 그랬다. 즐겁게 읽으라는 당부처럼 나는 아주 즐겁게 이 책을 읽었다.

새로운 노래와의 만남, 부모님 세대와의 만남.

이 책을 읽은 수확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지금, 내 귀가에서 들리는 노래는 한대수의 '물 좀 주소'이다. 책의 3분의2를 읽어 가던 시점에는 나는 그냥 책만 읽을 수가 없었다. 너무 너무 궁금해서.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를 들어보고 싶었고, 이난영의 간들어지는 목소리도, 우스운 가사의 남성넘버원도. 너무나 들어보고 싶은 노래들이 많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서 거의 모든 노래들을 찾아 들었다. 내가 몰랐던 그 시절의 노래들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지금은 흥얼거리기까지.. 이제 나는 옛날 노래들도 즐, 길,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노래는 가사가 저게 뭐냐.'라고 하시던 아빠의 말씀. 이제는 이해하겠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그 시절 생활이 정서가 녹아 있던 그 절절하던 노래에 비해 요즘 노래는 그렇지 못하니깐, 요즘 노래가 현재의 생활을 반영하지 못한다기 보다는 세상이 너무 풍요로워졌으니깐 그렇게 절절한 이야기가 필요 없으니까.

20대나 40대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40대를 이해하면서, 90년대를 회상하면서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40대는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우리 세대를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튼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