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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캐주얼 - 내가 나로 살지 못하는 ‘좀비인생’ 탈출법
안병민 지음 / 책비 / 2019년 3월
평점 :
삶의 귀중함, 절박함을 깨닫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죽을병에 걸리는 것 아닐까. 살면서 절실함을 입밖에 낼수는 있지만 과연 시한부 삶의 심정, 그 근처라도 갈 수 있을까? 저자는 갑작스런 대장암 진단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때의 경험을 계기로 완쾌 후 정장에서 캐주얼로, 경주마에서 야생마로서의 삶에 눈을떴다.
주제 분류는 자기계발/성공학이지만 책 속 메시지는 정반대다. 성공학이라기보다 행복학에 가깝다. 저자는 현대인이 피로하고 불행한 이유를 기존 자기계발서들이 부르짖는 성공, 결과지상주의에 묻는다. 그리고 '내 삶'에 '내'가 없음을 지적한다.
남의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건 나다운 삶이 아니다. 내 생각을 생산해야 나답게 사는 거다. 그게 내 삶에 주체로 사는 길이다. - 62p
우리는 어릴때부터 삶을 마라톤이라고 배운다. 끈기있게 열심히 달리다 보면 누구나 결승선(성공, 부자)에 도달한다는 말만 믿고 남들처럼 앞만 보며 달려본다. 하지만 이제는 바보가 아닌 이상 알고 있다. 결승선에 도달하는 건 극소수이며, 서로를 추월하거나 트랙밖으로 밀쳐내며 경쟁하다, 대부분이 도중에 나가떨어진다는 것을.
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전달하는게 아닙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지 않고 내가 꿈꾸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 149p
저자는 인생이 왜 마라톤이어야하는지 되묻는다. 누가 정한 코스며, 누가 정한 결승점인지. 왜 우리는 당연스럽게 남이 정한 똑같은 코스를 달려 같은 결승점을 향해야 하는걸까. 중요한건 스스로의 선택이다. 기존의 결승점을 향하든 뒤를 돌아 출발선 쪽으로 역주행하든, 남이 정한 길이 아닌 내가 선택한 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왜냐면 한번뿐인 내 삶이니까.
세상은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넓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으로 아이의 미래를 재단하는 건 금물입니다. 그만큼 내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아니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 211p
남들보다 더 나은 게 차별화가 아닙니다. 남들과 다른게 차별화입니다. - 242p
정박한 배는 가장 안정적인 상태지만 배의 목적은 '정박'이 아니라 '항해'다. 우리 삶도 그렇다. 안주하려 태어난 게 아니다. 내 삶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도전이다. - 248p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안정을 위해 평생을 정박한 배로 살지, 안주하지 않고 먼 바다로 항해를 할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직접 선택하든 남의 말대로 하든 결국 책임은 스스로 지는거다. 미래가 불안하다면 한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다. 똑부러지는 정답은 없지만 생각할 거리를 꽤 던져준다. 별점 넷 반.
※ 해당 책은 책비 출판사를 통해 제공받았습니다.